[I DO, DO I?] ③ 오만 원권을 손에 들고서, 하얀 드레스를 입다
현안과이슈 / by 프로이데 / 작성일 : 2023.08.31 / 수정일 : 2023.09.01

본 게시글은 [I DO, DO I?] 시리즈의 제2장으로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한국 사회의 대표 키워드로 제시되는 혼인율 저하를 주제로 삼아, 예비부부의 결혼 준비를 힘들게 하는 웨딩업계의 정보 비대칭성과 '결혼 준비엔 응당... 를 해야 한다'는 우리 주변 속 잔소리를 꼬집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시리즈의 배경, 취지에 관한 정보는 프롤로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웨딩패키지의 또 다른 이름, "스드메"의 두 번째 챕터는 드레스 투어다. 

 

드레스 투어는 순백의 신부를 완성시킬 드레스를 고르는 과정으로, 최소 세 단계로 구성되곤 한다. 1) 업체를 고르는 드레스숍 투어와, 2) 스튜디오 촬영용 드레스를 선별하는 촬영 드레스 가봉, 3) 결혼식 당일 드레스를 최종 선택하는 본식 드레스 가봉.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신부의 드레스 취향이 드러나는 경험이다. 

 

드레스 투어에 임하는 예신의 반응은 대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재미있는걸?' 하고 은근히 즐기는 타입과 '나는 웨딩드레스 로망 같은 거 없는데!' 하며 한껏 꾸민 스스로와 낯을 가리는 타입. 어느 쪽이건 재미있게도, 드레스 투어를 겪으면 공주 차림의 스스로에게 놀라고 주변 사람들의 환호에 다시 한번 더 놀라게 된다. 그러면서 (숨겨 왔던 혹은 숨겨져 있던) 본인의 드레스 취향을 발견하게 된다. 시작했다면, 뭐라도 결정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결혼식에서 신부 옆에 서 있을 신랑의 예복은 드레스 투어의 대상이 아니다. 아무래도 스드메의 초점이 완벽한 신부 꾸미기에 있기 때문일 텐데, 이 때문에 예랑들에겐 플래너와 작성한 (웨딩패키지) 계약서가 아닌, 별도의 양복(예복) 주문서가 필요하다. 예랑들에겐 주로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1) 맞춤 정장을 제작하거나, 2) 기성복 정장 매장에서 새 옷을 구입하거나, 3) 예복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예신의 드레스 투어에 비해 예랑의 예복 준비 과정은 크게 복잡하지도, 세분화되어 있지도 않다. 그리고 실용적 이게도, 대부분의 예랑들은 한 번 입고 마는 옷을 대여하거나 산다는 생각보단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새 정장을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예복 준비 과정에 임한다. 

 

이를 감안하여, [I DO, DO I?] 시리즈에서는 스드메의 주요 타깃이 되는 신부의 예복 준비 과정만을 드레스 투어의 대상으로 한정하고, 그와 관련된 업계 관행을 꼬집어 보고자 한다. 

 

 



 

계약 불포함 사항, 선택 옵션이라 했지만 사실상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내 돈 내고 하는 드레스 투어에 피팅비는 현금으로 준비해야

투어 땐 없던 신상 드레스, 가봉 때 보여주며 추가 요금 유도해

  

플래너와 웨딩패키지 계약 당시엔 몰랐던 웨딩 컨설팅의 구멍이 이젠 훤하게 보인다(그 덕(?)에 서울공익활동센터의 아카이브 한 면을 채우고 있지만). 스드메 계약서가 포함하지 않는 사항은, 묘하게도 절차상 포함해야만 하는 사항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모두는 결혼 비용이 된다. 

 

플래너와 웨딩컨설팅 업체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 구성으로 최소한의 단가를 제시해 계약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혹 예비 비부가 업체를 변경할 때 그에 따른 차액을 추가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웨딩패키지를 운영하고자 한다. 관련하여 중앙일보(22.10.01 보도)는 그와 같은 업계의 관행이 박리다매로 운영되는 컨설팅사에겐 ‘당장의 계약 성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그러한 계약 관행이 예비부부가 계약 당시 패키지 가격의 업체별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게 한다고 적고 있다. 이러한 계약 관행 탓에 결혼 준비 중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써버리는 예비부부가 많다고 한다(문화일보 22.07.29 보도).

 

일례로, 내가 받았던 계약서의 [웨딩패키지 불포함사항] 중에는 드레스 투어와 관련된 추가 비용이 다음과 같이 안내되어 있었다.

 

- 드레스숍 투어시 피팅비 : 숍 샵당 5만 원~
- 드레스 기본 구성 외 추가 선택 시 비용 발생
- 드레스 재가봉 시 비용 발생 (업체 별 상이)

 

세 가지 모두 선택 진행(옵션)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별도 비용이라 써 놓고 필수처럼 지갑 문을 열게 하는 게 결혼 준비이지 않았는가. 드레스 투어의 진행 순서에 따라 하나씩 그 실상을 따져보자.

 

1) 드레스숍 투어지 선정

플래너는 예비부부에게 사전 계약 되어 있는 드레스숍 중에서 예신의 취향이 가장 묻어나는 숍 세 곳을 추천해 주려고 가장 먼저 예식장이 일반 웨딩홀인지 교회나 성당과 같은 종교적인 장소인지를 묻는다. 전자의 예식장 조명이 화려한 것에 비해 후자는 다소 얌전하다면서, 조명 아래 가장 빛나거나 어울릴 법한 드레스를 고르고, 예신의 분위기와 체형을 고려한 드레스를 선별하는 게 넓고 깊은 웨딩드레스의 세계를 해처 나가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인다. 

 

드레스숍들마다 스타일과 강점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비즈, 레이스, 실크 드레스 순으로 조명 아래 가장 화려한 연출이 가능한 드레스를 줄지어 볼 수 있는 게 선택지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머메이드형, 벨 형, 에이라인 등의 드레스 핏과 예신의 체형 간의 궁합을 살피는 건 어느 한 드레스숍을 선정하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 

 

드물게 드레스숍 한 곳만 방문해 투어 단계를 끝내버리는 신부들도 있지만, 기왕 일정 금액의 웨딩패키지를 샀다는 생각에 뽕을 뽑고 싶은지, 대부분 세 곳 이상을 방문한다고 한다. 내 경우, 드레스숍 투어는 두 곳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지만, 플래너의 성화에 못 이겨 드레스숍 투어지로 세 곳을 선정했다. 예식장과 가장 어울릴 법한 드레스가 있는지, 플래너가 보여준 포트폴리오 상에서 맘에 들었는지를 생각하니 선택이 쉬워졌다. 

 

2) 드레스숍 투어 시작

웨딩드레스 업체를 골라야 하는 투어 당일. 플래너는 스튜디오 촬영 때처럼 장문의 안내 메시지를 보내온다. 신부 화장급은 아니지만 약간의 화장기 있는 얼굴로 드레스 투어를 준비해 달라는 건, 아무래도 풀메이크업 상태로 결혼식장에 들어갈 그날의 상황을 좀 더 떠올려 가면서 드레스숍을 고르라는 말 같다. 겨드랑이 털 제모나 드레스의 연출에 방해가 되지 않을 속옷 차림(누브라 착용을 권한다)에 관한 안내도 함께다. 

 

세 곳의 드레스숍을 30분 단위로 옮겨 다녀야 하는 빡빡한 일정. 자칫 불가능해 보이던 일정은 다행히 드레스숍들이 청담동 일대에 몰려 있기 때문에 가까스로 가능했다. 15~20분 지각하면 투어 일정 자체가 취소된다는 경고 덕분에 이래저래 바삐 뛰어다녔던 상황.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일정이다. 지도 어플을 켜서 드레스숍 간 최적 경로를 탐색하던 도중, 또 한 번 플래너의 안내 메시지가 휴대폰을 울린다. 

 

숍마다 피팅비를 현금으로 내야 해요! 5만 원씩이니 따로 챙겨주세요. 자가 이용하여 이동하실 경우, 발렛비는 별도입니다.

 

그렇다. 별도 비용 안내는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훅 들어온다. 의구심도 잠시, 바쁜 일정에 맞춰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 맞다!' 하면서 오만 원권을 몇 장 챙겨 나가게 된다. 현금과 함께 집을 나섰다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살가운 인사를 건네는 숍 직원들 사이에는 뭔가 다른 직원들보다 직급이 높아 보이는 직원 분이 드레스 피팅의 진행을 자처하며 피팅룸 안으로 들어온다. 함께 온 두 세명의 관객(예랑 혹은 부모님, 친구 또는 그림 잘 그리는 누군가)과 예신 사이엔 커다란 암막 커튼이 놓여 있다. 예신은 커튼 안 쪽으로 들어가 속바지와 속옷을 챙겨 입고, 이런저런 취향 보고를 하면서 어떤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어보고 싶은지 얘기한다. 동시에 커튼 바깥에선 예신의 관객 겸 동행이 드레스 피팅에 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듣는 중이다. 총 몇 벌의 옷을 입어 볼 건지, 시간은 대략 얼마나 걸리는지, 다음 숍 일정이 어떤지 슬쩍 묻던 직원은 시계를 살피고 피팅을 재촉한다.

 

이 드레스, 저 드레스를 입어보는 내내 예신은 생각이 많아진다. 드레스가 얼마나 이쁜지 나와 잘 어울리는지 하는 문제 말고도, 신경 쓰이는 게 많다. 피팅룸에 함께 있는 진행자 직원의 화법과 태도도 눈여겨보게 된다. 방문했던 세 개의 드레스숍 중에는 간혹 '내가 이 바닥에서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하는 느낌을 묘하게 드러내면서 동행들에게 강하게 말하는 분도 있는데, 그 드레스숍을 선택했을 때 혹 그분과 계속해서 소통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일종의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나의 신경을 건드릴지도 모를 숍과는 계약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드레스숍 하나를 고르는데도 사람이 중요했다. 드레스가 예쁘고 나와 어울리는지는 그다음의 고려사항이었다.  

 

투어 내내 옷 한 벌 입고 벗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지 놀란다. 예신이 힘든 건 물론이지만, 길고 긴 대기 시간을 견디고 드레스를 입을 때마다 (적극적인) 리엑션을 해주어야 하는 동행들도 지치기 쉽다. 처음엔 동화 속에서만 보던 옷을 직접 입어본다는 생각에 예신 스스로는 신이 날 수도 있지만, 갈수록 이 드레스가 저 드레스 같고, 저 드레스가 이 드레스 같아지는 게 기분 탓 만은 아니다. 드레스의 모양(핏)의 문제를 떠나서, 숍을 고르는 데 일조하는 건 아주 작은 디테일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드레스숍 투어가 업체를 고르는 과정이지, 스튜디오 촬영 때와 결혼식 당일에 입을 드레스를 최종 결정하는 과정이 아니란 거다. 해당 결정은 숍을 선정한 다음에 두 차례에 걸쳐 일정을 조율하여 결정할 사안이다. 그러니 한 숍에서 주로 3~5벌 정도 입어보는 내내, 어느 드레스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기보단, 각 드레스숍의 강점이 예신의 분위기와 외모를 잘 살려줄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에 집중하도록 하자.

 

한 가지 난관이 있다면, 입어보는 드레스 벌 수가 많아질수록, 예신과 동행들의 판단에 장애가 생긴다는 점이다. 모든 드레스가 이뻐 보이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투어 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드레스숍의 공지 때문에 기억이나 그림, 메모에만 의존해서 숍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문제가 된다. 피팅이 끝나고 숍을 나갈 때 현금 5만 원(이상)의 피팅비를 건네는 입장에서 (문화일보 22.07.29 보도), 사진 자료를 남겨 드레스숍을 결정하는데 활용하는 건 또 안된다고 통보를 받으니 괜히 억울해진다. 궁여지책으로 그림 잘 그리는 친구나 전문가를 드레스 투어 때 동행시켜서 드레스 스케치라는 걸 하기도 하지만(중앙일보 22.10.01 보도), 굳이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야 할까 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3) 촬영 드레스 가봉과 본식 드레스 가봉

하루 이틀 걸리는 드레스숍 투어를 마치면 쉴 새 없이 플래너가 질문을 던진다. "결정하셨나요? 어디로 진행할까요?" 어떻게 서든 한 곳의 숍을 결정하게 되는데, 그다음부턴 그 숍으로 최소 두 번 이상, 가봉을 하러 가야 한다.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기로 한 예비부부라면 아마도 본식 드레스 가봉 일정만 있을지도 모르지만, 스드메 패키지로 똘똘 뭉쳐 있는 플래너와의 계약서는 스튜디오 촬영용 드레스를 고르는 '촬영 드레스 가봉'과 결혼식 당일 입을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본식 드레스 가봉' 일정을 기본으로 할 거다.

 

가봉 일정으로 들른 드레스숍. 투어 때 보였던 '괜히 직급이 높아 보였던 직원 분'은 보이지 않고, 좀 더 대화하기 편한 직원들이 예신을 맞이한다. 투어 땐 '우리 숍과 인연을 맺을 수도 있는 사람'이었던 반면, 가봉을 하러 온 지금은 '우리 숍과 인연을 맺은 사람'이라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인지, 묘하게 강압적이라고까지 느껴졌던 언행이 이젠 다소 친절하고 편안해졌다. 

 

주로 예신과 예랑 둘이서만 진행하는 가봉 일정엔 경우에 따라 플래너가 동참하기도 한다. 플래너가 함께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드레스숍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있어서인지, 플래너 피셜, 본인이 동참하는 드레스 가봉 일정을 그렇지 못한 일정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플래너와 드레스숍이 협력 업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플래너가 동행한 가봉 일정엔 꼭꼭 감춰두었던 신상이나 비싼 드레스도 괜히 한번 꺼내서 예신에게 입혀주고 보여준다는 거다. 가봉 일정 중에 입어 본 드레스 중에서 촬영용과 본식 드레스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옵션이 될 수 있는 상황. 때문에 웨딩컨설팅 업체 쪽에선 플래너가 동행하는 가봉 일정을 고객 혜택처럼 소개하곤 한다. 

 

사실, 매 가봉 일정을 플래너와 함께 했던 나는 그 혜택이란 걸 몸소 느끼진 못했다. 다만, 드레스숍 투어 땐 금지되었던 촬영이 가봉 일정 중엔 가능했기에 (왜 투어 땐 안되고 투어가 끝난 다음에서야 되는 걸까), 플래너의 도움을 받아 드레스 참고자료를 사진으로 여럿 남겨둘 수 있었다. 시각 자료를 옆에 두니, 아무래도 드레스 선택이 한결 더 쉬워졌다. 촬영 드레스 가봉 일정이 주로 결혼식 3~5 개월 전에 이뤄지는 반면, 본식 드레스 가봉 일정은 아마 예비부부가 가장 정신이 없을 본식 한 달 전 즈음 잡힌다. 그간 계절도 바뀌었고, 예비부부가 필요로 하는 드레스의 성격도 촬영용에서 본식용으로 달라졌다. 세 번째로 방문하는 드레스숍이라고 피팅룸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꽤 익숙해졌다. 이젠 정말로 순백의 신부, 그날의 착장을 고를 날! 

 

직원 분께선 맨 처음 드레스숍을 투어 차 방문했을 때 찜해두었던 드레스를 갖고 나오신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신부님, 신상이 하나 나왔는데, 이것도 한번 입어보세요!" 그땐 없었던 드레스가 나온다. 예신이 찜해둔 드레스의 분위기와 가장 닮은 드레스를 골라 나오신 듯하다. 비슷한 느낌인데, 새것 느낌도 나고, 디테일도 조금씩 다르다. 이때, 약간의 망설임과 감탄이 섞인 반응이 나오면, 드레스숍은 추가 영업을 시작한다. 

 

"이건 신상이라 추가 요금을 내셔야 해요. 이쁘죠?" 교묘하게 신상 쪽으로 영업을 시도해 보는데, 그때 선택권은 오롯이 예비부부에게 달렸다. 나는 별도 요금에 진절머리가 난 상황이었기에, "아 괜찮습니다. 전 원래 봐둔 게 제일 맘에 들어요." 하고 더 이상의 결제를 거절했지만, '한 번뿐인 내 결혼식!' 하면서 맘을 바꾸는 예신들의 이야기도 여럿 들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별도 비용과 추가 영업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 (뉴스핌 23.07.12 보도). 그걸 알고 피팅룸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예비부부의 마음이 덜 당혹스럽길 바랄 뿐이다.

 


"결국 선택은 신랑, 신부님께서 하시는 거죠!" 하며 웃는 얼굴을 유지하는 웨딩업계만 믿고서, 소개받은 결혼 준비 풍습을 모른 체하다가, '센스 없는' 예랑, 예신으로 낙인이 찍혀 피해를 보는 경우, 여전히 많다(매일경제 22.04.01 보도). 이쯤 되면 질문이 절로 떠오른다. 스드메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순백의 신부가 되는 방법은 드레스 투어뿐인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준비하는 셀프 웨딩과 가까운 친인척만 모여 진행하는 스몰 웨딩이 보여주듯, 결혼식 풍경은 다양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신부의 착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W 23.06.19 보도, 경향신문 22.08.27 보도). 예랑처럼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화이트 원피스나 정장을 입고 버진로드를 걷기도 하고, 평소 동경해 마지않던 브랜드의 실키하고 슬림한 원피스를 웨딩드레스 대용으로 인터넷에서 구매해 평생 곁에 두고 지내기도 한다. 플래너와의 상담 때부터 스몰 웨딩에의 고집을 강조하며 웨딩패키지 구성 자체를 작게 잡는 예비부부도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업계도 관련 올인원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단다(더페어 23.08.12 보도). 

 

무엇이 되었건, 허례허식 가득한 결혼식은 사라지고 결혼(식) 본연의 의미가 되살아나기까진,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내돈내산 결혼 준비의 모습이 '이래야만 해!'에서 '이건 어떨까?'로 바뀌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이전보다 활발히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언론 보도 또한 기획 기사로 다룰 만큼 주의를 기울이는 상황. 스드메란 이름의 함정 구멍이 조금은 얕아지고 있는 걸까?


[참고 자료]

1) 네이버웹툰 <신혼일기> 

 

2) 더페어 23.08.12

오띠모웨딩, 신상 웨딩드레스 포함된 '스몰웨딩 패키지' 선보여


3) 뉴스핌 23.07.12

"이모님 간식도 준비해 주세요" 웨딩업체 갑질에 예비부부 '울상'

 

4) W 23.06.19

로망 실현! 기억에 남을 스몰 웨딩을 위하여


5) 경인일보 23.06.13

[노트북] 추가금 파티

  

6) 노컷뉴스 23.06.04

13년 차 남성 플래너 "이런 웨딩 플래너는 피해라"

 

7) 우먼동아 23.04.28

“이번 생엔 결혼 포기”… 미혼 20대 여기자가 결혼식 견적 내보니

 

8) 이데일리 23.04.06

브라이덜 샤워·셀프웨딩…MZ 新 웨딩문화 관련 상품 매출 급증

 

9) 중앙일보 22.10.01

택시로 만원이면 가는 거리, 이 옷만 입으면 20만 원 확 뛴다

 

10) 경향신문 22.08.27

요즘 누가 ‘복붙’ 하니? 코로나19가 바꾼 결혼풍속도


11) 문화일보 22.07.29

스드메·식장·신혼여행비 ‘3重高’… 예비부부 ‘울상’


12) 인사이트 22.06.24

이해리, 7월 스몰웨딩날 입을 '캐주얼 드레스' 공개..."워커에 점프슈트까지" (영상)


13) 매일경제 22.04.01

내돈내산 드레스에 피팅비 봉투라니… 결혼 문화에 예비신부 `부글`





작성자 : 프로이데 / 작성일 : 2023.08.31 / 수정일 : 2023.09.01 / 조회수 : 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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