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아카이브 45-4] 시작하는 공익활동가를 위한 내비게이션 (4) '시작 해 본 사람' 이해지 대표
기획아카이브 / by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3.11.22 / 수정일 : 2024.01.02

오늘날 많은 이들이 첫 시작을 합니다활동을 처음 시작하거나새롭게 시작하거나아니면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죠우리는 이런 새로움에 주목했습니다활동가로 거듭나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한 데 모아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시작하는 공익활동가를 위한 내비게이션은 기초적인 정보부터 실무에 필요한 지식까지 다양하게 담아내어 기록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해 본 사람' 인터뷰는 먼저 이 길을 걸어본 활동가 총 세 분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첫 번째 '시작 해 본 사람' 편은 처음 시작해 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터뷰이는 이해지 청년하다 대표입니다. 



* 인터뷰어 : 차종관 기획위원
* 인터뷰이 : 이해지 청년하다 대표
* 정리 : 김민준  






-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립니다.

“‘나중이 아니라 오늘로 바꾸는 우리청년하다와 그리고 대학연합국제정치외교동아리 PAZ에서 리더 대표를 하고 있는 이해지라고 합니다.”

 

- 학생 활동을 언제 시작하게 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시작했던 계기는.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점을 꼽자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나비 네트워크라고 하는 동아리입니다. 고등학교 때 역사 동아리를 했었는데 그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알게 되고  수요시위에 참가해본 경험이 저한테 되게 좋게 남아 있었어요대학에 가서도 동아리에서도 여러가지 캠페인을 하면서 받은 응원들이 저로 하여금 '이 활동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그게 지금까지 제가 활동을 하게끔 한 것 같습니다."
 

 

- 학생 활동이 '공익활동'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시나요?
“네, 학생활동도 공익활동이죠. 학생회, 동아리나 학생 단체, 대학 언론 등의 활동이 모두 공익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이 활동들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고 그 공동체의 일원인 내가 나는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들거든요. 내가 활동하는 학교부터 그 근처의 지역까지, 더 나아가서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공익활동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 지금까지의 활동을 통해서  추구하고자 하였던 비전 내지 미션 같은 게 있을까요?
일단 제가 했던 활동은 크게 평화나비 네트워크, 학생회 활동, 청년하다, 그리고 정치외교동아리 PAZ,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평화나비를 할 때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내가 겪은 피해를 용기를 내서 고백했음에도 공식적인 사죄나 법적인 배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활동을 했어요. 학생회는 우리 학교가 학생들에게 더 좋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요, 학생회 활동을 확장시켜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에 몸담을 때는 교육 문제는 결국 국가 차원의 정책 문제임을 공론화시키려고 했어요. 
  

그리고 이후에 하게 된 청년하다는, 청년의 공통적인 어려움을 같이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PAZ 같은 경우 정치-경제-외교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대학 사회 내에서 논의해보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결국 네 가지 활동 모두 지금 몸담고 있는 공간과 사회가 공동체로 기능했으면 좋겠고 모두를 품을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비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 여러 시작 단계에 있는 조직들을 많이 운영해 보신 것 같은데, 시작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합니다.
시작이라고 하면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부담이 되는 일이기도 해요. 동시에 시작하지 않았을 때 후회할 바에야 어렵더라도 일단 시작을 해 보는 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조직을 운영하면서 많이 느꼈던 건, 사회적인 이슈를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걸 바꿔내는 활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그건 그냥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였어요. 결국 시작은 도전이면서, 수면 아래 있던 것들을 끌어올리는 과정인 것이죠."
  
 

- 이런 단체들을 잘 성장시킨 비결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구성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그걸 바탕으로 그들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해야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조직의 역할이나 운영 체계를 고민하다 보면 집행위원장인 제가 잘 할 수 있는 영역과 의장님이 잘 할 수 있는 영역, 그리고 홍보를 잘 할 수 있는 동료의 영역이 각각 다르다는 걸 깨달아요. 그러면서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어렵게 느끼는지를 같이 논의합니다. 그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같이 해결할 수 있는지 논의하다 보면 단체가 잘 운영되고 성장하는 것 같아요. 






 

- 활동을 시작하면 끝도 있는 법이잖아요. 단체 활동의 끝맺음을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마무리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저는 제가 단체에서 활동할 때 기본 한 3년 씩은 했던 것 같더라고요. 특히 하던 활동을 정리하고 다음 스텝을 고민할 때면 그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이 많이 남죠. 그런 아쉬움을 발판 삼아 다음에는 더 잘해봐야지 생각하곤 합니다. 특히 제 활동은 총학생회-전대넷으로 이어지면서 우리가 다루는 문제들이 다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걸 깨닫고 다음 행보를 결정할 수 있었어요. 나를 어떻게 하면 성장시킬 수 있을지,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면서 끝맺는 게 중요해요. 
 


- 학생 활동이 보수를 받기가 어렵죠. 그럼에도 움직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대학생, 대학이라는 정체성과 공간이 주는 연대감이 무보수라 어려운 점을 상쇄시켜주는 것 같아요. 특히 다른 단체에서 했으면 '음 저 단체가 저런 활동을 하는구나' 하고 무관심하게 넘어가는 것도 학생들이 하면 한 번이라도 더 봐주고 '진짜 문제가 있긴 한가보다' 하고 봐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세월호 같은 이슈를 봐도 그래요. 대학가에 있다보면 관련 활동의 첫 시작에는 항상 대학생들이 있었거든요. 어렵고 무보수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는 부분이 활동을 지속하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대학사회와 그 구성원들이 한국사회의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또 어떤 시작을 해보고 싶은지.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달해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기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페미니즘이나 정책, 정당 같은 민감한 이슈들만 봐도 상대방이 나와는 매우 다른 사람일거라고 생각하고 아예 안 만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실제로 만나보면 공통점을 찾게 될 때도 있거든요. 결국 내 생각과 다르다고 차단하지 말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서 해결의 실마리를 함께 고민하는 또 다른 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 공익 활동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한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혼자 시작하려고 하면 어렵고 막막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PAZ 활동이 특히 그런데, 이런 류의 이야기를 자주 못하는데 PAZ에서는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단체 내부에도 진보부터 보수까지 다양한 정치성향의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부분을 가지고 자유롭게 대화하고 고민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나도 성장할 수 있어요. 시작을 꿈꾸는 분들은 공감대를 기반으로 해서 3명 이상 모인 공동체를 꼭 만들어 보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3.11.22 / 수정일 : 2024.01.02 / 조회수 :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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