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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사업기획 ABC] (2) 단체의 미션·비전과 사업의 연결

작성자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 등록일 2025-05-02 조회수 732
활동직무 사업운영 활동분야 시민사회일반
자료출처 개인 자료형태 문서

공익활동가들이 사업을 기획하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NPO스쿨의 이재현 대표가 ‘활동가의 사업기획 ABC’를 주제로 연재합니다.

 

[연재 목차]

(1) 공익활동가를 위한 사업기획의 기초

  - 공익적 관점으로 구상하는 사업기획

  - 기획서, 계획서, 제안서의 차이

  - 좋은 사업기획, 나쁜 사업기획

(2) 단체의 미션·비전과 사업의 연결

  - 단체의 미션·비전을 연결해야 하는 이유

  - 미션·비전과 사업의 브릿지, 전략목표

  - 공익활동을 기획한다는 진짜 의미

(3) 명분과 타당성을 부여하는 분석 기법

  - 기획서를 돋보이게 만드는 분석 기법

  - 사업포트폴리오 분석 방법과 도구

  - 개별사업 분석 방법과 도구

(4) 활력있는 사업의 실행과 평가

  - Plan-Do-Check의 순환고리의 비밀

  - 성과관리 이론과 성과평가 이론 비교

  - 논리체인으로 적용하는 평가측정의 실제

(5) 결과보고서 작성법과 사례

  - 좋은 보고서는 좋은 기획서로부터

  - 설득력 있는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법

  - 실무에 바로 적용가능한 보고서 탬플릿

(2) 단체의 미션·비전과 사업의 연결

 

사업이란 목적일까요, 수단일까요? 사업이 표방하는 방향성이 있으니, 목적이 맞을까요? 아니면 사업이란 말 자체가 실행을 뜻하고 있으니 수단이 맞을까요? 큰 시각에서 조망하자면, 사업이란 조직의 목적이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습니다. 사업의 근본 정체성이 도구적 쓰임새를 의미하니 목적 자체는 될 수 없습니다. 사업을 위해 사업을 한다는 말이 없는 것과 같지요. 언제나 중요한 것은 단체의 미션과 비전입니다. 미션과 비전은 단체가 채택한 가장 큰 차원의 문제정의입니다. 그러기에 미션·비전은 특정한 지향점이나 분명한 방향성을 내포한 목적지향문으로 나타납니다. 선언만으로 성취가 되지 않는 미션·비전엔 실행이 뒤따릅니다. 이러한 실행을 본연의 의미에서 활동 혹은 솔루션 등으로 표현하지만 제도화된 시스템 속에서 사업이라 명명합니다. 그렇다면 사업의 생명력, 정당성, 효과성이란 어떠한 미션·비전에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됩니다. 

 

<조직 프로파일의 정의와 성격 >

<표 출처> NPO스쿨 홈페이지(nposchool.com)

 

개별 단위 사업 하나를 마쳤다고 세상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습니다. 일정한 방향성을 견지하며 꾸준하고도 반복적으로 사업을 시도했을 때 의미 있는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단체의 미션·비전과 사업의 연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사업 아이템이 자극적이거나 프로그램이 단순히 좋아 보여서가 아니라 추구하는 지향점이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결해주거나 고통받는 누군가의 입장을 대변할 때 사업은 환영받고 지속가능합니다. 만일 지금 구상하는 사업기획이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짝이는 방법론을 구상하기 전에 단체의 미션·비전과의 연결성을 점검하는 접근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쉽고 가벼운 참여, 간편한 체험활동, 재미와 의미의 혼합 등의 방법론을 선호하는 최근 사회 분위기를 외면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사업의 방법론은 활력을 잃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상의 사항을 모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단체의 미션·비전과 사업이 말처럼 쉽게 연결되지 않습니다. 개별사업이 가진 목적이나 목표가 단체의 미션·비전에 비해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바자회를 한번 개최했다고 해서 단체가 추구하는 지역사회의 공동체성 회복이 단번에 되지 않는 상황, 환경교육을 몇 차례 수행했다고 해서 단체가 지향하는 탄소제로가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는 상황, 정치 감시 활동을 몇 개월 수행했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갑자기 성숙하지 않는 상황 등의 비유가 그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단체의 미션·비전을 자신의 사업에 연결 짓고자 노력하는 많은 활동가에게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 큰 아젠다와 작은 아젠다의 사이에 중간 아젠다를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됩니다. 하늘에 있는 미션·비전과 땅에 있는 사업을 연결하는 브릿지가 바로 전략목표(strategic goal)입니다. 

 

전략목표란 미션·비전의 성취를 위해 수년간 매진해야 할 핵심 요인을 뜻하고 현장에선 핵심 목표나 중장기 목표로 불리기도 합니다. 미션·비전은 단체가 추구하는 궁극의 도달점으로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만일 미션·비전을 3~5년간 정도의 기간으로 단계를 구분할 수 있다면 막연함을 덜어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지나치게 거대한 미션·비전을 3~5개의 의제로 세분화할 수 있다면 훨씬 현실감도 생기겠지요. 이렇듯 너무나 거대하여 잡히지 않을 것만 같은 미션·비전을 실질적으로 성취하기 위해 고안된 하위 목표가 전략목표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사업을 연결하는 대상은 미션·비전이 아니라 그 하위 목표인 전략목표가 되고 거꾸로 말해 사업의 목적·목표는 그 상위 목표인 전략목표에 연결됩니다. 전략목표가 부재한 단체에서 개별사업을 미션·비전에 연결할 때 논리의 왜곡과 과장이 일어나기 쉬운 이유는 상술한 원리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략목표의 사례와 사업 연계 사례>

<표 출처> 건강한 비영리경영, 이재현, 한국문화사, 2024

 

앞 챕터에서 기획의 힘은 각 목차가 상호 간에 인과적 개연성으로 연결될 때 작동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미션·비전으로부터 도출된 전략목표, 그리고 전략목표로부터 도출된 사업의 목적·목표 등 위로부터 아래로 전개되는 기획서의 질서는 곧 인과적 법칙에 근거합니다. 이런 식의 논리적 구성은 사업의 설득력과 타당성을 강화할 때 유용한 접근입니다. 어떠한 사업도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민을 등장시키고 시민을 만나며 단체의 궁극적 지향점을 성취하기 위해 그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공익활동이 사업으로 기획될 때의 과정은 중장기적이고 궁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해마다 실행되는 사업을 통해 다년간의 전략목표를 성취해 나가고, 다년간의 전략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미션·비전에 근접해 가는 방식이 현재까지 우리가 알아낸 임팩트 창출의 기본 원리일 것입니다.

 

이 글은 앞 장에서 좋은 기획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갈무리했습니다. 이번 질문은 더 근본적인 성격의 것입니다. 과연 공익활동을 기획한다는 참의미가 무엇일까요? 사기업의 사업기획과 공익단체의 사업기획은 어떤 면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고 그 디테일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양자 모두 참신한 방법론이 환영받고 개방적 참여가 권장되며 일정한 순서와 프로그램이 보인다는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향하는 궁극의 방향은 전혀 다릅니다. 전자가 사익에 기여하는 반면 후자는 공익에 기여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익에 기여하는지 공익에 기여하는지를 분별하는 시각은 실력의 영역이자 기획의 차별화 요소입니다. 그러니 ‘공익활동’을 기획한다는 의미는 ‘활동’이 아닌 ‘공익’을 기획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