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상반기 당신 옆의 공익활동은 학습조직형 커뮤니티 5팀, 활동조직형 커뮤니티 14팀 등 총 19팀이 활동하였습니다. 각 모임이 스스로 설정한 활동 목표와 계획에 따라 3~5회차의 정기 모임을 통해 다양한 공익활동을 펼쳤습니다. 각 모임에 참여한 공모원들의 후기를 통해 당신 옆의 공익활동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커뮤니티 명 : 외로움을 쓰다 2.0
📌 모임 유형 : 학습조직형
✏️ 후기 작성자 : 곽소영 공모장
시작하며
외로움은 오랫동안 저에게 혼자 견뎌야 하는 감정이었습니다.
저는 타인에게 쉽게 상처를 받고,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혼자 감정을 쌓아두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외로움은 점점 깊어졌고, 결국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제 삶의 큰 부분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를 가장 위로했던 것은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저를 바꾸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괜찮아."라는 말보다도, 제 감정을 함께 느끼며 머물러 주는 태도가 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책 속 인물들의 외로움을 따라가다 보면 혼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감정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그 마음에서 시작한 모임이 바로 <외로움을 쓰다>였습니다.

책을 읽었지만, 결국 사람을 읽게 되었습니다.
모임에서는 함께 책을 읽고, 책 속 인물들을 매개로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같은 내용을 읽었는데도 모두 다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책 속에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이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문제로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어린 시절의 양육과 교육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또 다른 인물은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울음을 멈추지 못합니다. 저자는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했지만, 참여자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서로 다른 삶이 더해지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책 속 인물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외로움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과 관계, 그리고 오랫동안 품어 온 고민까지 함께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외로움은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 성급하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보다, 먼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끝까지 들어주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시선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저 자신에게도 향했습니다. 저 역시 제 외로움을 고쳐야 하는 문제로만 바라보기보다, 조금은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로움에는 모두 다른 삶의 맥락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만큼 인상 깊었던 것은 참여자들의 경험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친구도 많고 직장도 다니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여도, 오랫동안 함께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거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관계가 달라지고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반복되는 직장생활 속에서 일이 생계를 위한 수단은 되었지만 삶의 의미는 되어 주지 못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누군가는 비폭력 대화를 배우며 관계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참여자는 당근 동네친구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함께 여행을 다니며 관계를 넓혀 가고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누구도 자신의 외로움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각자의 외로움은 모두 달랐고, 그만큼 그것을 견디고 살아가는 방식도 달랐습니다.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외로움에는 무엇보다 삶의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같은 외로움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살아온 시간과 관계, 가치관이 모두 달랐습니다. 그래서 외로움 역시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하기보다 각자의 삶에 맞게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분명해졌습니다.
반대로 저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경험은 제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저와 같아서 공감한 순간도 있었지만, 달랐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우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정보보다 오래 남는 것은 함께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을 하며 정보보다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 사람에게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참여자분은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이어가기 위해 비폭력 대화를 배우게 된 계기와, 이를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저 역시 비폭력 대화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고, 관련 모임에도 참관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책이나 강의를 통해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한 사람이 왜 그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듣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 순간 비폭력 대화는 하나의 정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서로의 삶을 오래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 자체가 저에게는 무엇보다 진지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 시간을 통해 함께란 많은 것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오래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운영자로서 배운 것은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었습니다.
운영자로서는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화를 더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을지, 어떤 질문이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두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저에게 중요한 기준 하나를 남겨 주었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은 준비한 내용을 얼마나 잘 전달했는지가 아니라,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깊이 듣고, 그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비슷한 모임을 운영하게 된다면, 내용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고 싶습니다. 참여자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에 맞게 프로그램도 함께 변화할 수 있는 운영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경험은 저에게 '잘 진행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함께를 계속 배워가고 싶습니다.
전문가들은 외로움은 함께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그 말은 오랫동안 막연하고 이상적인 문장처럼만 느껴졌습니다.
이번 모임은 저에게 외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 준 시간이 아니라, 함께가 무엇인지 조금씩 배워가기 시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함께의 의미를 모두 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함께란 누군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오래 듣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더 오래 이야기를 듣고, 서로 다른 삶을 이해하는 경험을 계속 쌓아가고 싶습니다.
성과공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참여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드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남은 것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함께 이 시간을 만들어 갔다는 기억이었습니다.
모임은 끝났지만, 저에게 이 경험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려 준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먼저 이해하려는 사람, 그리고 누군가에게 함께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 모임을 함께 만들어 주신 참여자분들과, 프로그램이 이어질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해 주신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와 매니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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