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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당신 옆의 공익활동 모임 후기] 함께갈레 : 이웃의 이웃 - 아는 사람

작성자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 등록일 2026-07-29 조회수 44
모집기간 -

2026 상반기 당신 옆의 공익활동은 학습조직형 커뮤니티 5팀, 활동조직형 커뮤니티 14팀 등 총 19팀이 활동하였습니다. 각 모임이 스스로 설정한 활동 목표와 계획에 따라 3~5회차의 정기 모임을 통해 다양한 공익활동을 펼쳤습니다. 각 모임에 참여한 공모원들의 후기를 통해 당신 옆의 공익활동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커뮤니티 명 : 함께갈레

📌  모임 유형 : 활동조직형

✏️  후기 작성자 : 정혜진 공모원

 

삶에서 겪은 몇 번의 경험은 낯섦이라는 감각이 외로움이라는 감정과 잇닿아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자의든 타의든,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지는 과정은 언제나 실험이면서 동시에 도전이었다. 내 삶에 그러한 경험은 몇 번이나 더 남아있을까. 중요한 것은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2년 전, 말복이 지났음에도 꺾이지 않던 여름의 기세로 ‘언제 가을이 오나’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뜨거움이었지만, 우리는 그때 ‘진짜’ 여름의 국가로 가게 됐다. 스리랑카. 인도 아래에 위치해 ‘인도의 눈물’이라고 불리던 그곳, 훗날 알게 됐지만 정작 스리랑카 사람들은 그 수식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스리랑카는 어떠한 수식어도 불필요한 그 자체로 ‘스리랑카’였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완전한 이방인이었다. 생김새도, 옷차림도, 언어도, 표현 방식도 다른 우리는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어디서 생필품을 사고 어떻게 사야할지, 어디서 버스를 타고 어떤 방식으로 탑승료를 내야 할지, 더 맛있고 저렴한 과일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으며 어떤 계절에 무슨 과일이 더 맛있는지, 기꺼이 우리의 ‘이웃’이 되어 준 현지인들 덕분에 우리는 생존을 넘어 그곳에서의 삶을 향유할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은 우리의 보호자였다. 무언가가 필요하거나, 갑작스러운 상황일 때 우리는 여지없이 그들을 떠올렸고, 그들을 불렀다. 그러니까 그 곳에서의 삶이 전적으로 다정한 기억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사람들’ 덕분이다. 

 

<스리랑카 일상 풍경>


그들을 향한 연서처럼 서두가 긴 이유는 우리의 활동이 바로 거기서 연유했기 때문이다. 환대와 수용의 감각은 우리가 그간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했다. 우리 곁에 타자로 존재하는 이들, 그러나 무색무취로 함께하던 이들이 선명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스리랑카 사람들을 찾아 나섰고, 그렇게 모임은 기획됐다. 


우리와 연결된 스리랑카 사람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었다. 물리적 거리의 한계로 오프라인 만남의 가능성을 우려하던 그 때, 온라인 채팅방은 새로운 공간이 되어주었다. 싱할라어(스리랑카 주 언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인사말이 오갔다. ‘어디에 살고 있느냐’는 물음과 ‘만나고 싶다’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모든 모임이 그렇듯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대화의 내용을 살피고 있었을 것이다. 그 후 우리는 총 네 번의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했다. 

 


우리의 모임이 성공했느냐, 계획대로라면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단단한 한국-스리랑카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한국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더욱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더 견고한 우정의 울타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솔직히 말하건대, 그것은 실패했다. 만남은 너무 적었고, 구성원은 청년인 것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없었다. 그러니까 처한 환경과 상황이 모두 달랐다. ‘우리가 너무 쉽게 커뮤니티라는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 아닐까, 또 우리가 너무 쉽게 그들의 필요를 단정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떠오를 무렵, 한 멤버에게 특별한 요청을 받았다. ‘자신들은 곧 스리랑카로 돌아가 여름방학을 보내고 오니, 그간 한국에 남아 있을 한 친구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여전히 그 부탁을 떠올릴 때마다 못내 감사하다. 돌이켜 보면, 서울로 대학을 오던 때도,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갔을 때도, 나는 ‘아는 사람’이 필요했다. 공허함은 늘 연결의 부재에서 온다는 것을 체득하고 있었다. 스리랑카에서도 ‘아는 사람’들이 우리의 비빌언덕이었으니까. 그렇다. 우리의 모임이 남긴 것이 있다면 바로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느슨한 연결이 서로를 알게 했다. 우리는 그들을 알게 됐고, 그들은 우리를, 서로를 알게 됐다. 비록 두터운 연결망은 아니지만, ‘외로움’을 부탁받을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서로의 ‘아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이번 모임을 계기로 계속해서 누군가의 '아는 사람'이 되려 한다. 존재감 넘치는 특별한 '이웃'이 아니라 '이웃의 이웃'쯤으로, 그러니까 너무 비장하게 말고, '아는 사람'쯤으로 말이다. 단단한 커뮤니티를 고집했던 건 느슨한 연결망의 힘을 괄시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일상에서 비빌언덕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상기해 본다면, 2026년 상반기를 함께한 31명의 연결들은 그 자체로 값지지 않을까. 

 

 

📄 커뮤니티 소개 보기  : 클릭! 🖱️

 

< 함께갈레 : 이웃의 이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