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어떻게 공익활동의 동료가 되었을까요?
참여자와 담당자가 함께 기록한 ‘신입 활동가 AI입니다’ 후기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진행한 AI 활용법 교육 '신입 활동가 AI입니다’는 공익활동가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일하는 협업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2026년 6월 18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주고받다에서 기초 과정 3회, 심화 과정 3회 등 총 6회에 걸쳐 운영했으며, 비영리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생성형 AI의 이해부터 문서 작성, 콘텐츠 제작, 업무 자동화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습 중심 커리큘럼을 진행했습니다. 기초 과정과 심화 과정에 참여한 활동가분들과 사업 담당자의 후기까지 한자리에 모아 전해 드립니다.
[기초 과정 후기] AI는 공익 활동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정현철(직장갑질119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현철입니다. 직장갑질119는 ‘회사에 불만 많으시죠?’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일터에서 직장인들이 겪는 다양한 노동문제에 대해 온라인 상담을 통해 대응 방안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제도와 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은 물론, 새로운 해법을 제안하는 연구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AI는 2~3년 전부터 주변 활동가들이 업무에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저와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AI가 실제 업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잘 와닿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AI 활용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오히려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아는 변호사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건 상대방이 제출한 서면을 검토하던 중 이상한 부분이 있어 확인해 보니, AI가 만들어낸 허위 판례가 그대로 인용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최근에는 변호사 없이 AI의 도움만으로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사례도 종종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AI를 무조건 피하기보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이해는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관련 교육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1, 2회차 강의는 비교적 잘 따라갈 수 있었지만, 3회차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프롬프트 작성법과 이를 활용한 인포그래픽·카드뉴스·슬라이드 제작, Notebooks 기능 활용 등은 실제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내용은 결국 AI를 얼마나 구체적이고 효율적이며,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 과정에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AI 윤리'와 같은 주제도 함께 다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을 마친 뒤 가장 먼저 활용해 본 것은 후원자 분석이었습니다. 단체에는 약 800명의 정기후원자가 있는데, 늘 '한번 분석해 봐야지'라고만 생각했을 뿐 쉽게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용 파일을 만들고 구체적인 프롬프트를 작성해 실제 분석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조만간 진행될 직장갑질119 신입 자원활동가 오리엔테이션에서 사용할 단체 소개 자료도 AI를 활용해 제작해 볼 계획입니다.
최근 'AI를 활용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라는 짧은 글을 읽었습니다. 그중에서도 'AI가 준 답변을 믿을 수 있는가?', '정말 AI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질문을 계속 품으면서 AI를 현명하게 활용해 우리의 공익활동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배운 내용을 실천해 보고자 합니다. 뜻깊은 교육을 마련해 주신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직장갑질 119 https://gabjil119.campaignus.me 직장갑질119는 일하는 사람들이 일터에서 겪는 갑질을 상담하고 공론화해 제도를 개선하며, 직장인들이 함께 모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민간공익단체입니다. 2017년 11월 1일 출범했으며, 노무사・변호사・노동단체 활동가 180명이 자원활동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심화 과정 후기] 비영리 홍보 실무에 AI를 더하다
강윤지(BTF푸른나무재단)
안녕하세요. 저는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자 치유, 그리고 사회변화를 기본가치로 활동하는 비영리공익법인(NGO) BTF푸른나무재단 이음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윤지입니다. 뉴스레터, SNS 콘텐츠 제작, 홈페이지 등 재단의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재단이다 보니 AI 관련 교육을 받고 싶어도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센터를 알게 되어 신청했습니다.
평소 AI를 업무에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시간을 내서 배우기도 어렵고 퇴근 후 따로 공부하기에는 부담이 컸습니다. ChatGPT나 Gemini에 질문을 하는 정도로만 활용했고, 실무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번 심화 과정을 통해 AI를 제대로 배우고 싶었습니다.

교육을 들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실습 채팅으로 우리 단체를 소개하는 웹페이지 만들기, 업무 파일 분류하고 정리하기, 업무 추진비 파일 분석하기, 반복 작업을 스킬로 만들어 자동 실행하기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참여자들의 수준에 맞춰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1, 2, 3회차 모두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해서 들었고, 매 회차마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내가 아직 모르는 것이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앞으로 더 배우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비영리 플랜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어 앞으로 저희 재단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아직 교육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뉴스레터 제작이나 콘텐츠 기획, 회의 내용 정리처럼 반복되는 업무부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업무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AI 활용을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지 방향을 잡게 된 점이 이번 교육이 가져다준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수업 중 모르는 부분을 질문해도 항상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자료 공유와 꿀팁까지 아낌없이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AI를 배우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비영리 활동가분들에게 정말 추천합니다.

BTF푸른나무재단 https://www.btf.or.kr BTF 푸른나무재단은 1995년 6월 학교폭력의 피해로 16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외아들을 그리고, 그 아버지가 다시는 이 땅에 자신과 같이 불행한 아버지가 없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자 치유, 그리고 사회변화를 기본가치로 활동하는 비영리공익법인입니다. |
[사업 담당자 후기] AI와 함께, 공익활동의 본질에 집중하다
안재영(센터 변화지원팀 매니저)
'신입 활동가 AI입니다'를 기획하며 가장 오래 고민했던 질문은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공익활동가에게 AI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였습니다. 저희는 AI를 단순한 업무 도구가 아닌 함께 배우고 일하는 '신입 활동가'이자 협업 파트너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실무는 AI와 나누고, 활동가는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연결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익활동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사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담아 교육 역시 기능 중심의 활용법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습 중심 커리큘럼으로 구성했으며, 기초부터 심화까지 단계적으로 AI를 업무에 녹여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준비하는 내내 '공익활동 현장에서 AI 활용법 교육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집이 시작되자 기대를 뛰어넘는 관심과 참여율로 그 우려는 금세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교육이 진행될수록 참가자들의 질문은 단순한 기능 활용을 넘어 조직과 업무에 AI를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었고, 만족도 조사에서도 교육 내용은 물론 교육 이해도와 업무 적용 기대수준이 교육 전보다 의미 있게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AI가 이제는 혼자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처럼 느껴진다", "반복 업무의 부담이 줄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 이번 사업이 단순한 AI 교육을 넘어 공익활동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감했습니다.
AI가 공익활동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익활동가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깊이 고민하며,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동료는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교육 ‘신입 활동가 AI입니다'가 그 가능성을 확인한 모두의 첫 걸음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