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측정 가능한가?
실무도구 / by 어울마당 / 작성일 : 2017.07.17 / 수정일 : 2017.07.17

연결글 ☞ 사회적가치 측정도구

 

비영리 기관의 활동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의구심을 2010년 영국의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의

Geoff Mulgan이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에 기고한 

Measuring Social Value

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회적 가치 측정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많은 시도들이 비영리 조직(NGO, NPO, 사회적기업, 사회적 벤처기업 등)​에서 있어 왔다. 가장 효과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 공무원, 정책입안자, 정부​ 기관의 책임있는 회계 처리를 해야 한다. 자금제공자(후원자, 정부기관, 기업), 파트너 및 수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입증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40여년 동안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러나, 비영리 조직에서 자원을 할당하기 위해 정교한 척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공공분야는 정치적 판단이 더 우선시 되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척도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대부분의 모형은 가치가 객관적이며, 분석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분석한다. 그러나, 가치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의 상호 작용​을 통해 살펴볼 수 있지만, 조직의 전략과 운영의 우선순위에 따라 어긋나기도 한다.

두 번째, 외부 이해 관계자에 대한 회계, 내부 운영 관리 및 사회적 영향 평가라는 세 가지 다른 역할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영리 조직에서는 이러한 작업의 경우 서로 다른 도구를 사용한다. 예) 항공기 제조업체의 자금 지출 방법 설명

세번째, 사회 가치를 위한 시장의 수요와 공급 간의 상호작용.




최근 영국의 국민보건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와 영 파운데이션 재단의 협력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NHS는 영 파운데이션에게 서비스 혁신을 측정하고 투자 결정을 돕는 실질적인 도구 개발을 의뢰했다. 

기존 사회적 가치 측정항목(정리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10 가지 방법 - 표)을 근거로 사회적 가치 측정항목을 검색 및 살펴보았다. 


우리는 수백 개의 경쟁적 툴을 찾아냈는데, 재단, NGO, 정부, 학계 등 분야마다 사용하는 척도들이 달랐고 의사 결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척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그 두 가지 이유를 발견했는데, 첫째, 대부분의 척도들은 가치가 객관적이라고 가정하며, 분석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치는 객관적 사실이 아닙니다. 가치는 수요와 공급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하며 궁극적으로 사람이나 기관이 기꺼이 감수하고자 하는 것을 반영합니다. 이런 부분을 반영하는 도구가 없기 때문에 기관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러한 툴들을 기관의 전략과 운영상의 우선순위에 맞추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둘째, 척도가 매우 다른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보고, 내부 의사결정, 사회적 영향력 평가, 이 세 가지입니다. 비지니스 부문에서는 각각의 역할에 다른 척도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사회 및 공공 부문의 경우 일각에서는 하나의 척도로 세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결국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필자는 이 글에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좀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측정 불가능한 것을 층정하는 체하는 게 아니라 측정 가능한 것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또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더 좋은 방법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 때 NGO나 재단은 공공정책과 학계의 사회과학과는 완전히 다른 척도를 개발하려는 추세를 거부하고, 공공과 학술 영역을 아우르는 전 부문간 협력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문제
 

사회 및 공공부문에서 창출되는 가치 측정에 실패하는 것은 지능이 부족하거나 의도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측정 자체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여기에 ‘불변의 법칙’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 부문도 결과를 확실히 예측할 수 있는 자연과학과 같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비롯해 사회과학에서는 물리학에서와 같은 법칙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십 년 동안 증거에 기반한 정책결정 과정에 관여해봤지만, 증거가 모든 행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함에도, 어떤 원인이 어떤 결과에 이르게 하는지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했습니다.
가치 측정이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범죄예방, 보육, 학교교육과 같은 사회적 영역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처벌을 위해 범죄자들을 투옥시키기 원하는데, 투옥이 다른 대안보다 이득은 적고 비용은 많이 들 때 조차도 여전히 범죄자들을 투옥시키려고 합니다.사람들의 윤리나 도덕의 우선순위가 다양하기 때문에 비용과 편익만 감안하는 사회적 가치 평가는 대중과 그들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없다 하더라도 많은 사회적 가치 측정 척도는 본질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회적가치평가모델(SROI)은 비용과 이익을 근사한 추정치를 정하여 자의적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추정치에 따라 환산되는 최종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대략적인 예측에는 도움이 되지만 세부 결정을 내리기 위한 근거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시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치 측정은 현재 실행한 사회프로그램이 미래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가져올지 그 가치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투자수익률(ROI)의 경우 재계에서는 현재보다 미래에 특정 금액이 가치가 떨어지리라는 가정 하에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5%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오늘날의 $100는 30년 후 $38.85가 되며 50년 후에는 $7.69가 됩니다. SROI와 같이 오늘날의 많은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도 이러한 할인율을 사용합니다. 이는 아마도 사회적 가치 추정과 관련된 할인율을 상업적 할인율과 동일시하면 사회적 가치측정척도의 정확성이 더 높아지리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특히 이러한 할인율들은 미래의 가치를 현저하게 평가절하하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과 정부가 상업적 할인율을 사용해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는 의문입니다. 우리는 기관 종사자들이 상업 시장부문 종사자들보다 차세대의 이익에 더 중점을 두리라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보건분야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나이 든 세대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처하지 않도록 많은 국가들이 아주 낮거나 제로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각국 정부는 교육과 국방 기술 투자의 경우 할인율을 무시합니다. 기후변화 정책에 있어서는 할인율을 얼마나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 현 세대에게 제공할 혜택과 향후 세대에 제공할 혜택에 있어 어디에 비중을 얼마나 두어야 할지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예들은 “사회적 가치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다”라는 필자의 논점을 반영합니다. 사회적 가치는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생하며 따라서 시간, 사람들, 장소 및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입니다.


가치 구축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하여 비지니스와 경제로부터 빌려온 많은 이론들은 많은 실수로 이어졌습니다. 그래도 이러한 분야들은 사회혁신분야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인류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철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가치가 객관적 사실이라고 믿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것에는 “공정 가격(just price)”이 있다고 여겼고 칼 막스는 노동으로부터 가치가 창출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경제학자들 대부분은 가치에 대한 개념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것은 가치가 시장의 수요와 공급으로부터 생겨난다는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을 때라야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한 접근이 많은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는 결국 아름다운 저녁노을,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나 훌륭한 예술작품은 경제적 가치가 전혀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정의는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감춰진 현실을 드러내려 하기 보다는 실제 행동을 관찰하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합니다.
이제 사회적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접근방식을 취하여, 필자가 ‘효과적 수요’와 ‘효과적 공급’이라 명명한 두 가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사회적 가치가 발생하는 것임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효과적 수요란 누군가가 특정 서비스나 결과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누군가’란 공공기관, 재단, 혹은 시민들 개개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효과적 공급이란 서비스나 결과가 원하는 효과를 거두며, 적정수준의 비용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의미합니다. ‘효과적’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한 이유는, 사회적 문제의 경우 늘 수요와 공급이 단순하지만 사회적 가치 측정의 경우 수요와 공급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효과적’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대화, 협상은 니즈와 자원을 갖춘 사람 및 기관과 해결책과 서비스를 지닌 사람 및 기관과 연결해줍니다. 이러한 시장, 대화, 협상이 제대로 실현된다면 사회적 가치 측정 척도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일부 분야에서 수요와 공급의 관계는 성숙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유권자들은 경찰력과 초등교육을 위해 기꺼이 세금을 납부하려고 하며 많은 정부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능력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많은 기부자들은 개발도상국 아동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위해 기꺼이 자금을 대주며 많은 지역 자선단체와 교회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회적 가치를 분석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자금제공자가 원하는 것과 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할 수 있는 것과의 연결고리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회적 문제들의 경우 수요와 공급 사이의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자금 제공자, 정치인 혹은 시민이 자신의 자원을 제공해야 할 만큼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효과적 수요가 결핍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주에서 성교육이나 약물치료에 대해 공적 자금을 제공하려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많은 정부들이 비만을 줄이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는 효과적 수요는 있는데 비용 효율적 개입의 공급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사회적 가치는 불분명하며 잠정적입니다.
또 다른 경우, 수요, 공급 모두가 불분명하고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회정책 입안자들은 보다 총체적인 해결책이 종종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총체적인 방식은 반드시 구매자들(수요 측), 즉 저마다 가치를 부여하는 기준이 다른 많은 공공기관과 비영리 단체들의 다양한 수요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급 측 역시 분열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노숙자를 돕는 일은 많은 다양한 기관의 기부에 의존하여 알코올 중독자 치료프로그램 등 다양한 치료 및 직업훈련과 주택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경우 역시 숙고와 토론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하나로 모으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만 사회적 가치가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 분야에 정통한 연구자라 할지라도 이러한 토론과정을 거치지 않는 다면 사회적 가치 측정은커녕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건전한 수치

우리가 영국 NHS가 의뢰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다룬 모든 논점이 더욱 분명해졌습다. NHS는 정기검진에서부터, 수술, 행동변화를 위한 개입에서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이르는 모든 일에 관여합니다. NHS와 같이 통합된 단일 보건서비스의 장점은 수요, 즉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기꺼이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NHS의 효과적 공급 측 또한 비교적 쉽게 규정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의사, 간호사, 관리자, 사회적 기업, 민간 사업, 대중이 포합됩니다.
NHS가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고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할당하도록 돕기 위해서 영 파운데이션에 있는 우리들은 다양한 대안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분명하게 해줄 툴을 만들었습니다. 앞서 필자는 측정척도가 수행하는 세가지 역할–외부 회계보고, 내부 의사결정과정, 사회적 영향 평가–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기준은 두 번째 역할, 즉 내부 의사결정과정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NHS의 보건서비스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의 혜택으로 건강을 유지함으로써 얻는 가치, 간병인들이 이 서비스로 인하여 얻는 가치, 더욱 넓은 지역사회(전염병 통제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유권자들이 얻게 되는 가치를 밝혀줍니다.
우리가 만든 기준은 단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계산기가 아니라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틀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 다수의 척도들과 마찬가지로 이 기준 역시 일련의 판단을 필요로 합니다. 판단은 다음의 네 가지 주요 범주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1) 전략적 적절성(제안된 혁신이 보건 서비스의 필요를 얼마나 잘 충족시키는가), 2) 잠재적 건강 결과(질보정수명[QALY]과 환자의 만족도에 미칠 예상되는 영향 등), 3) 비용절감과 경제 효과, 4) 실행에 따르는 위험요소 등입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제안되었을 때 이 툴의 사용자들은 제안된 서비스의 각 범주에 해당하는 항목을 0-5까지의 등급으로 나누어 가치를 평가합니다. 제안은 의사, 간호사들이 내놓은 유망한 아이디어에서부터 이미 소규모로 혹은 규모를 확대하려는 벤처기업에서 시험해 본 아이디어들까지 다양합니다. 사용자들은 평가와 함께 의견도 적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의사 결정자들이 임의적으로 추출한 통제 실험(controlled trial)으로부터 나온 증거 등의 확실한 자료에 의지하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보다 불확실한 수치에 의존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동성을 반영하기 위해서 판단의 근거가 되는 증거의 신뢰도 평가도 척도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결과를 시각적 자료로 나타내면 판단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NHS 툴은 즉각 사용이 가능하고 명료해집니다. 다수의 사용자들이 판단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고 실제 발생한 결과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또한 NHS툴은 일반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10개의 지역개발혁신자금(총 3억 5천만 달러에 해당)은 NHS툴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자금신청자들에게 이 툴을 사용하여 스스로 평가할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 툴을 사용하여 의사결정자들은 서로의 업무를 평가하고, 그들이 내리는 결정의 일관성을 보장하며 기타 공공기관과 연락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NHS 툴의 최종적 결과는 가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주며, 모든 것을 한 가지의 숫자로 제시하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의문제기가 가능하며, 투명하고, 많은 사례들을 안고 씨름하는 의사결정자들에게 도움이 될 정도로 단순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그림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NHS 툴은 또한 한 가지 할인율을 다양한 측정 자료에 적용하는 우를 범하지도 않습니다.


시장형성

필자가 NHS 툴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기준이 복잡하고 골치 아픈 현상을 다루는데 필요한 융통성, 단순성, 일관성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회적 가치를 운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NHS에 수요와 공급이 분명하게 존재했기 때문에 툴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정부기구(NGOs)의 경우 수요와 공급이 불분명하여 분야마다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초•중등•고등 교육기관들은 학생들과 사회를 위한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들은 어떤 교육 형식이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강력한 연구기반을 활용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직업교육은 다른 고려 사항들이 있습니다. 어떤 기술은 한 부문이나 일부 고용주들에게만 쓸모가 있습니다. 약물 사용자에게 집중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해당개인의 가치(재정문제, 건강문제), 지역사회를 위한 가치(범죄율 하락), 다양한 공공기관의 가치(병원의 응급서비스 이용률 하락에서부터 치안유지, 감옥 및 복지기관 등) 를 포함하여 훨씬 더 복잡한 가치들로 이루어져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봤을 때 자금제공자들은 특정가치측정방식만 고집하지 않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치를 생각하는 공통의 척도가 유용하기는 하지만 자금제공자들은 이러한 척도를 조정하여 기관과 분야에 적용해야만 합니다.
자금제공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은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향후 가치를 창출할 수요와 공급 사이의 연관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금제공자들은 전도유망한 프로젝트를 지원하여 효과를 거둔 사례의 증거를 수집함으로써 효과적 수요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또 훨씬 더 방대한 자원을 사용하여 새로운 서비스에 자금을 대도록 정부를 설득함으로써 효과적 공급에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동원력을 이용하여 구매자와 서비스제공자를 연결하고 이들이 서로 대화하도록 독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재단들 역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집단이 시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노숙자들, 이주노동자들, 정신질환을 앓는 집단의 경우, 니즈는 분명하지만 그 니즈를 수요로 전환시켜줄 정치적 힘과 자원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불법이민자들을 지원하는 일부 유럽의 재단들은 대규모 비정부기구와 공공단체들로 하여금 자원을 할당(주택공급이나 의료보험 등) 하도록 함으로써 이 부상하는 사회적 시장의 수요측면을 창출해 냈습니다. 공급측면의 경우 이러한 재단들은 해당집단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더 효과적인, 유망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부 재단들은 노인학대문제를 해결할 시장을 개발 중입니다. 수요측면에서 재단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해왔고 장관들로 하여금 자원을 할당하고 이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했습니다. 공급측면에서 재단들은 학대방지나 완화를 위한 혁신적 프로그램을 지원해왔습니다.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각국정부 자원의 규모는 재단들이나 비 정부기구에 비할 수 없이 큽니다. 이는 거의 항상 그렇습니다. 큰 사회적 영향을 끼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정치와 공공부문의 공급에 관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칙한 회계

사회적 혁신분야는 비즈니스와 경제학을 통해 몇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고지식해서는 안 됩니다. 엔론과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했을 때 수익 같은 겉보기에 객관적인 척도들도 경제학 교과서에서 보여준 것과 달랐습니다. 비즈니스에서는 회계가 바로 그 측정수단입니다. 회계는 기업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지 보여주며, 투자자, 매니저, 규제당국자와 소비자 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드러냅니다. 회계에는 의사결정뿐 아니라 사실도 드러납니다.
사회적 재화에 자금지원을 원하거나 사회적 재화를 제공하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측정척도를 사용하여 자원투입이 결과에 미칠 영향을 뿐 아니라 선택과 선택에 따른 손실(trade-offs)도 분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을 흐리거나 겉으로 그럴싸한 객관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는 측정척도는 외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규모에 맞는 측정척도를 사용해야 합니다. 작은 비정부기구가 매우 정교한 사회적 가치 측정기준에 적은 자원을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정밀 조사를 거치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꼭 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편 사회적 가치측정척도가 필요한 대규모 비정부기구들은 외부책임성, 내부의사결정, 사회적 영향의 평가 사이의 분명한 구분을 지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한 기관이 이 세 가지를 하나의 동일한 측정방식으로 측정한다면 그 결과에는 반드시 결함이 있게 마련입니다.
유망한 혁신이든 대규모 프로젝트든 사회적 가치에 자금을 제공하는 사람들 역시 더욱 정교한 공통의 틀이 필요합니다. 공통의 틀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많은 평가척도가 확산되는 것보다 훨씬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의와 협상의 질이며, 참가자들이 몇 년 후 효과를 거둔 것과 거두지 못한 것들을 깊이 되돌아보고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 작성자: 어울마당
청소년과 청년 활동을 지원하며 교육, 복지,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풀뿌리(NGO/NPO), 메이커(Maker)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정보 수집과 활용을 고민하는 오지랍퍼입니다. 비영리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비영리 조직(사단법인, 민간단체, 협동조합, 임의로 보는 민간단체 등) 활동가로도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문화예술과 이야기에 심취해서 세상의 관점 보다는 사회적 가치와 재미에 몰두하며 해보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있는 문화건달 '꿈의사람 하문'입니다.

 


작성자 : 어울마당 / 작성일 : 2017.07.17 / 수정일 : 2017.07.17 / 조회수 : 3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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