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네스코(UNESCO) 복귀
현안과이슈 / by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3.06.23 / 수정일 : 2023.06.23

 국제기구 분담금 비율 세계 1위가 복귀하면서 UNUN 산하 국제기구 지형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요. 앞으로 미국은 어떻게 세계질서를 개편할까요? 그리고 이 방향에 맞추어 UN은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미국이 유네스코(UNESCO)에 재가입을 선언했습니다. 재가입 선언에 대하여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납부하지 않은 분담금 7,700억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죠. 또한 언론들은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지금 유네스코 재가입을 선언했을까요? 이번 글은 2018년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부터 2023년 재가입까지 과정과 목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선진국의 국제기구 분담금 경쟁

국제기구는 회원국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됩니다. 국제기구의 분담금은 의무분담금, 사업 분담금, 협력기금으로 구분됩니다.


의무분담금은 각 국가의
GNP 1인당 국민소득 등을 감안하여 산정된 분담률에 따라서 국제기구에 분담하는 예산입니다. 이 분담금은 UN의 정규예산, PKO(평화유지군) UN전문기구와 기타 국제기구 분담금에 포함됩니다.


사업 분담금은 특정 목적의 사업추진을 위해서 각 국가별로 자발적으로 기여금에의존하는 형식입니다
. 주로 공여국들이 제공하죠.


마지막은 협력기금입니다
. 대표적인 예로써, -아세안 협력기금, 에이즈기금 등 국제기구와 양자협력을 위해서 기여 하는 기금입니다. 우리나라의 국제기구 협력기금은 한-아세안뿐만 아니라 한-세계은행 협력기금, -유네스코 신탁기금 등 다양한 협력기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여국들이 분담금의 비중에 따라서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 분담금 중 UN의 정규예산에 편성되는 의무분담금은 UN 및 전문 국제기구의 인건비, 시설비 등 국제기구 운영에 꼭 필요한 항목들이 포함 됩니다. 그래서 국제기구 분담금은 기여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기부인 듯 기부 아닌 기부 같은분담금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이죠.

 

참고할 자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728] 커버스토리 / 유네스코 및 국제기구 분담금을 둘러싼 줄다리기

 

학자들도 국제기구는 선진국들의 규범과 가치를 국제적으로 활용하는 무대라고 주장합니다. Kenneth, Duncan1998년에 발표한 논문 Why States act through formal international organization에 따르면, 국제기구는 공동체를 대변하는 집단이며, 국가가 공동체의 가이촤 국제적 기여도를 행사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선진국의 국제기구 분담금과 국제기구의 관계는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다고 볼 수 있어요.

 

미국, 유네스코를 탈퇴한다!

왜 미국은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했을까요? 외교부에서 발표한 2020년 국제기구 분담금 현황을 보면 UN 정규예산 분담률 중 미국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물론 중국이 빠르게 미국의 분담금 비중을 쫓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 하죠. 전 세계 선진국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분담금으로 쏟아붓는 미국이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일이 2011년 발생합니다.



출처: 외교부 
 


2011
년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의 정회원 국가 가입 때문이죠. 당시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에 반대한 국가는 미국, 이스라엘, 캐나다, 독일 등이었으며, 찬성표를 던진 국가는 중국, 인도 등이었습니다. 찬성과 반대표의 구성만 보아도 국가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 외교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 확정 후 미국 국무부(Department of State)는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유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이 성명을 통해서 미국은 유네스코를 통해서 교육, 과학, 문화와 소통에 있어서 다양한 영역에서 참여했지만, 이번 결정은 중동의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축시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성명문 바로가기

[이슈추적]미국이 유네스코에서 툭하면 빠지는 이유는(중앙일보)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 후 팔레스타인은 20177월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시의 구시자기 지역을 팔레스타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이스라엘을 점령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문화와 역사적 관점에서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하는 행보를 보였죠. 마치 일본이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것처럼 두 나라의 역사와 종교의 역린을 건드린 사건이었습니다.


그 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후
201911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함께 유네스코 탈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UN 대사 대니 대논(Danny Danon)유네스코는 이스라엘의 적에게 조종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라는 강도 높은 표현을 쓸 만큼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을 비판했습니다.

 

호랑이가 없으면 여우가 왕?!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후 유네스코의 분담금 비중은 중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분담률은 일본이 앞서고 있지만, 총액만 보면 중국이 일본은 압도적으로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죠.



출처: Sources of Funding. UNESCO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주요 국제기구와 국제협정 탈퇴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 유네스코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및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가 진행되었죠. 물론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파리기후변화협정 재가입을 시작으로 유네스코 재가입도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됩니다.


비록 전문가들은 중국의 문화유산 정책이 유네스코가 정의한 유산
(Heritage)과 다르게 적용되고 있지만, 중국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유형, 무형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등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문화재는 47(2018)(이탈리아 50)에서 202156(이탈리아 58)으로 높은 순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을 확대하고 있을 때, 중국은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를 활용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죠.

 

참고자료: 스가 유타카(2022). 중국의 유산정책과 현실의 상극 유네스코에서 전통의 담당자까지(번역: 이주현)

 

그러나 호랑이가 다시 돌아온다.

미국의 유네스코 재가입에 대한 자료들을 검색하면 모든 공통된 키워드는 중국에 대한 견제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산업을 넘어서 문화와 유산에서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KennethDuncan이 주장한 것처럼, 국제기구는 국가의 가치와 공동체적 규범을 창조하고,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이므로 미국은 문화와 유산의 구심점이 되는 유네스코가 중국의 문화, 생각을 확대하는 창구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겠죠.


게다가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다르게 다자주의를 외치고 있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했다면, 바이든은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죠.

 

KITA: 바이든 정부, 기후협약·WHO 복귀...'국제협력' 다시 이끈다. 바이든, 취임 즉시 '트럼프 지우기' 행정명령 서명

 

국제기구 분담금 비율 세계 1위가 복귀하면서 UNUN 산하 국제기구 지형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요. 앞으로 미국은 어떻게 세계질서를 개편할까요? 그리고 이 방향에 맞추어 UN은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작성자 :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3.06.23 / 수정일 : 2023.06.23 / 조회수 : 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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