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극한호우 시작
현안과이슈 / by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3.07.21 / 수정일 : 2023.07.22

앞으로 기상청은 극한 호우 재난문자발송 시범운영을 통해서 24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 호우 경보 소식을 들으면서 장마를 준비했지만,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장마의 개념이 180도 바뀌는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여름의 비는 어느 때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것을 장마라고 부르지만, 앞으로 장마의 정의가 변할 것 같습니다장마는 무엇일까요? 장마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비를 뜻합니다. 장마라는 용어는 1500년대 중반에 “‘()’과 비를 의미하는 마ㅎ를 합성한 댱마ㅎ’”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이후 표기 방법이 지속적으로 변천사를 겪으면서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장마로 용어가 정립 되었다고 합니다.

 

[짤막상식] 장마 한자? 순우리말? 어원은? / YTN(바로가기)

 

장마는 우리나라의 여름을 대표하는 기상현상 중 하나였습니다. 더운 여름이 찾아올 때 일반적으로 6월 하순부터 오랫 동안 비가 내리는 기상현상이었죠. 오랜 기간 동안이지만, 장마는 평균 17일에서 최대 30일 가량 내리지만, 중간 중간에 맑은 날도 찾아왔습니다. 게다가 일년 강수량을 채워주는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장마는 긍정적인 역할도 해주었죠그러나 오랫 동안 내리는 비라는 점과 국지적 호우로 인해서 침수 피해도 빈번히 발생했었습니다. 그래서 기상청은 장마예보 제도를 운영했으나, 지속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 예측이 어렵게 되자 2009년 장마예보 시스템을 폐지했습니다.

 

무안신문: ‘장마예보역사 속으로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현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시기는 1907년입니다. 이 당시에 시간당 60mm 이상의 강수가 기록된 경우는 총 21회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2000년 이후 5회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당시 기상청은 100년 이상 지속된 기상예보의 급격한 변화가 2000년대부터 발생했다고 보고 있죠.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달라진 호우특보 기준

 

기상청에 따르면 호후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호우 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mm 이상 예상 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mm 이상 예상 될 때 국민들에게 공지하죠. 호우 경보는 주의보 발령보다 높은 단계로써 강우량이 더 증가했을 때 발령합니다. 그래서 호우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 되면 하천 범람, 산사태, 침수 등에 미리 대비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출처: 기상청 


극한호우의 등장

기존의 호우 관련 기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되었습니다. 극한호우입니다. 지난 711일 기상청은 재난안전문자에서 극한호우를 발령했습니다. 기존의 호우 경보에 비해서,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이 예상 될 때 발령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호우 주의보

호우 경보

극한 호우

3시간 강우량이 60mm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mm이상 예상될 때

3시간 강우량이 90mm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80mm이상 예상될 때

1시간 강우량이 50mm이상 예상되거나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mm 이상 예상될 때

 

출처: 기상청 *저자 재구성

 

위의 표에서 정리한 것처럼, 기존의 호우 발령 기준은 3시간, 12시간으로써 시간 간격이 9시간 이상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관측하면서 주의보에서 경보로 격상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의미죠. 그러나 극한 호우 발령은 2시간 이내입니다. 기존 경보 기준보다 짧은 시간 내에 빠르고, 신속하게 관측 후 경보 발령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죠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의 모습이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약 239년의 장마 흐름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까지는 여름장마기(6월 하순~7월 중순)와 장마 휴지기(7월 하순~8월 초순)가 있었습니다. , 장마 시작 및 절정에 이르는 7월 중순을 지나면 서서히 장마가 그치는 시기가 있었던 것이죠.

 

기상청에서 발간한 장마백서(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마는 정체전선이 6월 중순에 제주도로 북상을 시작하면서 7월 중순까지 장마가 지속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 후 북쪽으로 북상하면서 장마전선이 지속적으로 약해지면서 8월 중순에 장마가 끝나는 것이죠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북서태평양 주변의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하여 강해진 해양성 기단이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서울의 장마철 강수 평균 양과 극한강수현상이 증가했다고 분석합니다.
 

 

최광용. (2018). 조선 중기 이후 서울의 장마철 강수 평균과 극한강수현상의 변화. 대한지리학회지

기상청. (2022). 장마백서 2022

 

수자원 공급에 유용했던 장마

또한 장마백서 2022에 따르면, 장마는 우리나라 수자원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장마 기간 동안 내리는 비는 우리나라 강수량의 30%를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의 비를 내려주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생활용수부터 공업, 농업용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역할을 장마가 해주었습니다. 기상청의 장마백서에 삽입된 그래프만 보아도 우리나라의 댐의 물 확보량이 다른 시기에 비해서 장마 기간에 월등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출처: 장마백서 2022

하지만 이번 장마는 다른 경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충북 괴산군의 괴산댐이 월류하면서 마을을 덮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마을의 농업부터 생활에 필요한 물을 제공해주던 댐이 극한호우로 인해서 비극을 가져오는 댐이 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충북 괴산댐 월류하류지역 주민 1천여명 대피(종합)

 

게다가 극한호우로 변화한 장마는 댐 월류뿐만 아니라 오송 지하차도 참사라는 가슴 아픈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이 외에도 예천에서 급류에 휩쓸려간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해병대원 한 분께서 돌아가시는 사고까지 발생했죠.

 

충북일보: 빗물이 눈물로슬픔에 잠긴 오송 지하차도

KBS뉴스: ‘구명조끼도 없이수색 작업 벌이던 해병대원 실종

 

이로 인하여, 장마는 자연재해를 동반하지만 우천 관련 상품 판매 증가, 수자원 확보, 미세먼지를 씻겨주는 역할을 하면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극한 호우를 만나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장마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해졌습니다.

 
 

극한호우의 일상일까?

더 이상 극한호우는 특별한 현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강수량 증가 기간의 증가부터 8월 초 (장마) 휴지기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분석합니다. 게다가 지난 106년 동안 강한 강수가 증가한 반면에 약한 강수가 감소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이미 체감한 것처럼 여름은 길어지는 반면에 겨울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출처: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국립기상과학원(2018):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앞으로 기상청은 극한 호우 재난문자발송 시범운영을 통해서 24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 호우 경보 소식을 들으면서 장마를 준비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장마의 개념이 180도 바뀌는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강한호우위험 더 빨리 알려 인명피해 줄인다기상청 재난문자 발송

MBC뉴스: "극한 호우? 이건 뭐지?" 낯선 문자에 '깜짝' [뉴스.zip/MBC뉴스](바로가기)

 

극한 호우부터 극한 기후의 시대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개인을 넘어서 국가와 공동체가 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성자 :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3.07.21 / 수정일 : 2023.07.22 / 조회수 :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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