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명에 달하는 주거빈곤아동, 아동의 주거권
현안과이슈 / by 김윤일 / 작성일 : 2023.08.16 / 수정일 : 2023.08.24

주거기본법 2조에는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가 명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국민 모두에게 쾌적한 주거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거권이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대상은 누구일까요? 많은 대상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아동의 주거권 청년, 노인, 신혼부부에 비해 정책적으로 소외되어 왔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20명중 1명의 아이가 알맞은 주거환경에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생애주기에서 아동은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이 가장 세심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동시에 스스로 자신의 주거를 선택할 수 없는 취약한 대상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아동의 주거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우선시하여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의 주거빈곤 아동의 실태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적 노력을 알아보고, 해외의 주거권 사례를 살펴보면서 아동의 주거권을 위해 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은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가보고자 합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27조에 따르면 아동은 제대로 입고, 먹고, 교육 받고, 안전한 곳에서 살면서 건강한 발달에 필요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1.당사국은 모든 아동이 신체적, 지적, 정신적, 도덕적, 사회적 발달에 맞는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2. 부모 또는 아동을 책임지는 보호자는 능력과 재산의 범위 안에서 아동 발달에 필요한 생활 여건을 조성할 일차적 책임을 진다. 

3. 당사국은 재정 범위 안에서 국내 상황을 고려해 부모나 아동을 책임 지는 보호자가 이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특별히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해 물질적 원조와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27조 중


한국의 주거빈곤아동


그런데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동 인구 중 주거빈곤아동 44만 7천 명(5.2%)에 달합니다. 20명 중 1명은 제대로 된 집에서 살지 못하는 셈이죠. 성장기 아동에 있어서 열악한 주거환경은 피부, 호흡기질환 등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출처 :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2022)


출처: 초록우산재단 홈페이지




주거 빈곤 상태에 놓여있는 아동 수가 45만 명에 이르지만 아동은 청년, 노인, 신혼부부에 비해 정책적으로 늘 소외되어 왔습니다. 이에 아동의 주거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국에서는 2019년 4월 23일에 주거기본법이 개정되었고, 주거지원필요계층에 아동이 들어가면서 지원이 필요한 아동에게 임대주택 및 주거비를 우선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주거의 부재는 아동의 성장과 발달, 전체적인 인권 향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주거빈곤으로 고통 받는 아동의 경우 특별한 집단으로 취급될 필요가 있다. UN-Habitat(2015)

지난 2019년 10월, 정부는 ‘아동주거권 보장 등 주거지원 강화 대책’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동가구를 적극 발굴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5월 아동권리 NGO(비정부기구)인 굿네이버스‧초록우산어린이재단‧세이브더칠드런과 아동주거지원사업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한편 한국의 아동 주거권을 위한 정책은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주거기준은 1. 가구 구성 별 최소 ‘주거면적’과 용도별 ‘방의 개수’ 2. 부엌, 화장실 등의 ‘필수설비기준’ 3. 건물 구조강도 및 재질, 채광, 환기 등의 ‘구조 성능 환경기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거면적과 방의 개수를 제외한 모든 기준에 추상적 기준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는 법적구속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아동 주거권을 위한 실천이 어렵습니다. 4인 가족이 43㎡(약 13평) 정도의 공간에서 지내도록 하는 최저주거기준은 '아동이 살만한 집'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주거복지' 관련 조례는 60여 지역에서만 제정되어 있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한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는 적절한 주거 수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지, 이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최저주거기준의 집행력은 어느 정도인지, 주거급여와 연계하고 있는지 등을 한국과 비교하며 살펴보면서 한국의 아동주거빈곤을 위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동주거빈곤 가구를 위한 외국의 주거복지 정책

출처: 임세희, 송아영(2020). 아동주거권 보장을 위한 해외 동향: 최저주거기준과 연계된 주거급여를 중심으로. 국제사회보장리뷰, 13, 116-125.



 

1. 영국

 

 

- 1918년 : ‘주택 기준 권고안’을 시작으로 공동주택의 규모와 면적, 방의 종류, 설비 수준 등 현대 주거기준의 기초를 마련하기 시작

- 1954년  「주택 보수·임대법 (Housing Repairs and Rents Act)」 제정 : 12개 항목 가운데 1개 이상의 결함이 있는 경우 부적격 주택으로 간주

- 1985년 주택법 :  최저주거기준을 설정

- 2000년 : 모든 사회주택 (social housing)이 따뜻하고 방한과 방염이 되며 현대적 시설을 갖추도록 하는 적정주거기준(Decent Homes Standard)을 도입

- 2002년 : 민간임대주택도 이 기준을 따르도록 함.

- 2004년 : 주거위생안전평가체계(HHSRS: Housing Health and Safety Rating System)를 도입(임세희, 2014). 

 

주거위생안전 평가 : 습기와 온도, 오염, 과밀 정도, 조명, 소음, 해충, 식품안전, 낙상, 감전 등 29개 부문의 주택 관련 위험을 평가하고, 위험하다고 평가되면 지방정부가 위험성 인지 통보, 사용 금지 명령, 긴급조치 등의 제재 시행(이강훈, 소현민, 2019).
 

 

주택법상 과밀 기준 

 

- 2명 이상이 한 방을 쓰거나, 10세 이상이면서 성별이 다른데 한 방을 쓰거나, 부부가 아닌데 다른 사람이 같은 방을 쓰면 과밀 상태로 평가 

- 방이란 침실이나 거실로 쓰는 경우, 만일 부엌이 침대를 놓을 정도로 충분히 크다면 거실로 보고 방으로 계산할 수 있음.
- 지방정부는 과밀 기준 충족 여부에 따른 법적 조치를 하기에 앞서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하느냐보다는 위의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봄(Wilson & Barton, 2018). 

- 과밀 기준은 주거급여와 연결

- <표 1>은 영국의 주거급여가 침실 수에 따라 산정됨을 보여 준다. 즉, 영국의 주거급여는 가 구원의 성별, 연령, 관계를 고려한 침실 수를 충족하도록 지원

 

 

 

 





 

2. 미국

 

- 1800년대 중반 이후 : 임대주택법과 연방주택법에 불량 주택 기준, 채광 및 환기 기 준, 건축 자재 기준을 명시

- 1949년 주택법 : ‘모든 미국 가정에 알맞은 집과 거주 환경’이라는 개념이 선포(임세희, 2014). 

- 현재 미국에서는 주거바우처(HCV: Housing Choice Voucher, Section8)2)를 받는 주택은 모두 주택 품질 기준(HQS: Housing Quality Standards)을 충족시켜야 함. 

 
 

주택 품질 기준(HQS)이란, 주거바우처 프로그램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적절하며 위생적인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기준. 주거 지원 코디네이터(Support Coordinator)가 개별 가구를 방문하여 주택 품질 기준(HQS)을 충족하도록 지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주거 지원 코디네이터가 집주인에게 이를 알려 30일 안에 수정하게 하며, 이후 다시 재검사하여 주거(주택)바우처 수급자가 입주하기 전에 주택 품질 기준(HQS)을 통과 하도록 하고있음(Housing Quality Standard Overview, www. dbhs.virginia.gov/hqs_ checklist). 
 


해당 파일을 아래 첨부합니다.




주택 품질 기준(HQS)
:
위생시설, 취사 및 쓰레기 처리, 공간과 보안

모든 집은 침실 이외에 거실, 부엌과 욕실을 갖추어야 하고, 두 명당 최소 하나의 침실 또는 거실·수면실을 갖추어야 하며, 유아가 아닐 경우 성별이 다른 자녀가 같은 침실 또는 거실·수면실을 공유해서는 안 된 다고 규정하고 있음(이강훈, 소현민, 2019).  냉난방 환경, 조명과 전기, 구조와 자재, 실내 공기의 질, 물 공급 등 13가지 요소의 주거 성능에 관한 구체적인 판정 기준을 제시




주거바우처  

주마다 다르지만 영국과 마찬가지로 필요 침실을 기준으로 급여를 제공하고 있으며 <표 2>는 시카고의 주거바우처(HCV) 최대액
 







 

3. 스웨덴

 

 

- 1940년대 후반 :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좋은 집(Good housing for all)”을 주택 정책의 전반적인 목표로 설정하였으며, 사회복지 정책의 주요 요소가 됨(Boverket, 2008; Nordfeldt & Larsson, 2013). 

- 스웨덴의 주택 유형 : 민간 임대주택, 협동조합 사회주택(cooperative building society housing)과 자가주택. 임대주택과 협동조합 사회주택은 다가구 주택 형태(multi-dwelling buildings)이며 자가주택은 대부분 독립주택.

- 1990년대 중반: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주거 정책을 변화하여 주거를 사회권이나 복지권보다는 소비재로 보는 경향이 강해짐(Bengtsson, 2001). 

 

 

높은 주거의 공공성

 

2017년 12월 기준 다가구 주택의 41%는 주택 협동조합이 소유하고 있으며, 28%는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municipal housing companies)가 소유하고, 21%는 스웨덴 연합 자산 회사(Swedish joint-stock companies), 나머지 10%는 법인이나 사인(私人)이 소유하고 있음(Försäkringskassan, 2020). 주거의 높은 공공성을 기초로 스웨덴은 아동 가구에 대한 다양한 주거 정책을 마련하고 있음.




주거급여 운영에서 아동 가구가 핵심 대상


 

아동 가구와 18~28세 청년을 위한 주거급여(Housing allowance)

연금 수령자를 위한 주거급여(Housing supplement)\

장애연금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주거급여(Housing supplement) 

 


 

주거수당이 아동의 주거권 보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녀 수에 따라 거주 가능한 주거의 크기도 넓게 허용함. 지원 받을 수 있는 주거의 넓이는 1자녀인 경우 80㎡까지, 2자녀는 100㎡까지, 3자 녀 120㎡, 4자녀 140㎡, 그리고 5자녀 이상은 160㎡까지이다. 즉 자녀가 많으면 아동주거수당으로 더 넓은 주거의 높은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함(최연혁, 2012). 

 





스웨덴의 주거급여액 결정


 

지원자의 전체 소득, 주거 지출 (월세, 모기지 대출 상환금, 주거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되는 냉난방비나 수도 비용 등), 주택의 크기, 가구 구성(혼자 사는지, 아동이 몇 명인지 : 많을수록 수령액 증가)

 

 

 

 






관련 자료



 

* 한국해비타트가 전개하고 있는 아동주거권 지지 캠페인 링크 (링크 클릭)

 

 






 

아동주거권 보장 강화 온라인 세미나 [공간이 키우는 아이들 이야기 “우리 집에 놀러와!”] / 아동주거전문가 인터뷰 (링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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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작성자 : 김윤일 / 작성일 : 2023.08.16 / 수정일 : 2023.08.24 / 조회수 : 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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