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 : 스탠퍼드 교수 허드만 실험실 팟캐스트 <놀이의 힘> 2편
현안과이슈 / by 김윤일 / 작성일 : 2023.08.28 / 수정일 : 2023.10.05

놀이에 큰 판돈이 걸려있다면, 혹은 놀이의 결과에 따라 인생에 중요한 결정이 내려진다면 우리는 여전히 잘 놀 수 있을까요? 아마 놀이라는 의미가 사라질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이처럼 놀이는 낮은 위험을 반드시 수반해야하는 유희입니다. 덕분에 노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길로 탐색하고 시도해보는 자유를 얻는데요 예컨데 실수로 선을 넘어도 괜찮고, 확신이 없어도 공을 여러 방법으로 던져볼 수 있죠. 게임을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해 룰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놀이행위, 놀이의 태도가 인간의 가장 강력한 학습방법이 된다고 합니다. 이번 허드만실험실 팟케스트 <놀이의 힘> 2편의 내용을 통해 어떻게 놀이가 우리에게 학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는지 확인해봅시다.


Huberman 실험실 팟캐스트는 앤드류 휴버만이 일상생활을 위한 과학과 과학 기반 도구에 대해 이야기 하는 팟캐스트입니다. 이번 큐레이팅 시리즈를 통해 놀이의 생물학, 심리학, 유용성에 대해 이야기한 ‘놀이의 힘(The Power of Play)' 에피소드를 세 편에 걸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본 글은 그 중 두번째 소개글 입니다. 


팟캐스트 바로 보러 가기 (링크 클릭)

놀이의 힘 1편 보러가기 (링크 클릭)





놀이의 힘 THE POWER OF PLAY by huberman


보편적인 놀이의 몸짓언어

 

- 동물과 인간은 모두 놀이자세가 있습니다. 놀이의 또다른 흥미로운 측면이지요. 

- 야크 팽셉과 다윈은 모든 동물의 놀이자세를 연구했습니다. 

- 개와 늑대에게 자주 보이는 놀이자세는 고개를 땅에 대고 발을 내밀고 상대의 눈을 마주치는 것입니다. 몸을 낮추는 절(bow)의 자세는 공격적인 몸짓이 아닌, 대표적인 소위 놀이를 부르는 자세입니다. 
 

출처: 픽사베이 강아지의 놀이자세

 
 

- 인간도 다른 형태로 절을 합니다.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눈을 뜨는 행위가 인간의 대표적인 놀이자세입니다.

- 이런 자세들은 훈련되지 않은 반사적 행동입니다. 어른, 아이, 개, 늑대, 심지어 특정 새들에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위협적일 수 있는 자세를 놀이로 구현한 부분자세도 있습니다. 부분자세는 공격적인 놀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레슬링처럼 아이, 성인, 동물들이 서로 구르며 하는 익숙한 거친 놀이들이요.

- 동물들은 부분자세로서 몸이 커보이기 위해 털을 세우지 않고, 털을 낮춘 상태에서 상대에게 천천히 접근합니다.

- 인간도 비슷하게 몸의 크기를 작게 하고 접근합니다. 하지만 경쟁이 심한 경기나 판돈이 크게 걸린 경기는 놀이라고 보기 힘들며 이러한 부분자세를 볼 수 없습니다. 경기에서 선수는 눈을 깜빡이지 않고 오히려 눈을 아래로 내리며 공격적으로 보이기 위해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 누군가가 여러분을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눈썹을 올리고 살짝 미소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장난스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 놀고 싶어, 너도 놀고 싶어?' 라는 보편적인 인간 교류의 표정입니다. 

- 가장 극단적인 놀이표현에는 눈을 크게 뜨고 혀를 내밀고 있는 바보같은 표정이 있습니다. 이는 인간과 원숭이, 침팬지처럼 모든 영장류에게 보이는 표정입니다. 
 


놀이: 규칙을 깨면서 만들 수 있는 합의

 

- 이러한 놀이자세나 표정의 목적은 의도적으로 힘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싸우자고 말하지만, 전투적인 자세를 취하면서도 머리를 내려놓아 진짜 싸우러 온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 놀이는 낮은 판돈의/위험부담이 적은 싸움(Low-stakes Play)입니다. ‘내가 너를 잡으면 널 놓아줘야 하고 너가 날 잡으면 날 놓아줘야 해’와 같이요.

- 또한 판돈의 높낮이에 대해 일종의 합의를 하는 사회적인 역학관계가 놀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합의가 실패하는 과정도 사회집단에서 우리가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 관련된 일화가 있는데요. 어린 시절에 흙먼지 전쟁이라는 게임을 했습니다. 양쪽에 흙더미 두 개를 만들어서 서로에게 던지며 전쟁을 벌였죠. 하지만 흙덩이에 돌을 넣으면 안되었고 누군가 머리에 맞으면 괜찮은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어요. 

- 실제로 한 아이가 이 규칙을 어겼습니다. 머리를 한대 맞았는데 누군가가 흙덩이를 던졌는지 갑자기 화를 내며 돌과 막대기를 들고 다른 아이를 공격했어요. 이는 게임의 규칙을 위반한 사건이었지만 중요한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 판돈이 얼마나 큰지, 우리 모두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합의된 규칙이 있다는 점이죠. 이는 스포츠의 명확하게 정의된 규칙과는 다릅니다. 

-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낮은 위험도의 우발적 테스트를 합니다. 그룹 플레이에서 점점 위험도를 높이기 시작하다가, 구성원 중 한명이 필연적으로 규칙을 어기게 됩니다.  





출처: 픽사베이


- 예를 들어, 강아지들은 이빨로 서로를 물어뜯다가 너무 날카로우면 울부짖습니다. 이 울음소리는 상대방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잘 알려주면서 중요한 억제기능을 합니다. 이것이 동물들이 부드러운 물기를 배우는 방법입니다. 다른 이로부터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실제로 무엇이 너무 딱딱하고 부드러운지 배우지 못합니다.

- 즉 놀이는 규칙을 테스트하면서 사람간의 상호작용을 훈련하는 기능을 합니다. 

 

 

관계를 경험하는 역할놀이


출처: 픽사베이

 

- 역할 놀이는 어떤 어른이 될지 정립하게 하는 강력한 놀이 중 하나입니다. 

- 아이든 어른이든 일상적인 세계와는 다른 역할을 맡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계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누군가는 리더나 팔로워가 되고 누군가는 혼자 일하거나 여러 명과 그룹으로 일하게 됩니다.  

- 이런 종류의 역할 놀이는 전전두엽 피질이 작업의 수를 확장시킵니다.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변화된 역할의 관점에서 더 많은 예측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역할 놀이는 뇌가 기능하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효과적입니다. 

 

출처: 픽사베이

 

- 어린시절 상상친구를 만들어 노는 것은 꽤 흔한데, 이는 협동놀이를 하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 놀이는 단순히 재미있게 노는 것을 말하는게 아니라 일종의 테스트- 실험에 관한 것이며 전 생애에서 두뇌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신경계를 성장시키는 놀이활동 


출처: 픽사베이

- 이 시점에서 놀이의 생물학과 신경화학에 대해 조금 이야기 해보고 효과적인 놀이란 무엇인지 정의해보고자 합니다. 

- 놀이는 우리의 뇌를 확장시키고 신경가소성(우리의 경험이 신경계의 기능적 및 구조적 변형을 일으키는 현상)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우 중요한데요. 이렇게 제대로 놀았다는 것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 진정한 놀이 상태에는 낮은 위험도의 정신낮은 양의 아드레날린이 중요합니다. 

- 야크펭셉의 논문 ‘포유류 뇌에서 사회적 유희를 위한 신경생물학적 기질의 모색’ 은기본적으로 아드레날린 수치를 너무 많이 증가시키는 약물이나 행동 또는 시나리오가 놀이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는 몇 가지 주요 발견으로 요약됩니다.

- 낮은 아드레날린 상태이면서 놀이의 낮은 위험도 상태일 때, 뇌에서는 내인성 오피오드가 방출되고 새로운 유형의 환경과 상호작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 한편 판돈이 크게 걸린 스포츠의 경기처럼 무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상황은 사고의 경직성을 가져오며 이는 창의적인 사고를 차단합니다.

 



놀면서 몰두한 사람들: 팅커

 

- 장난기 가득한 상태는 놀이 뿐만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경쟁 시나리오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줍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행동과 상호 작용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 저는 실제로 이와 관련된 연습을 해봤습니다. 대학에 다닐 때 무언가를 배우면 스스로에게 이 주제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이고, 자신은 이것저것에 정말 관심이 많아서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속일 수 있었습니다. 

- 이렇게 지나치게 집중하고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는 반복 학습과 암기식의 배움에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유연한 사고를 하는데는 장애물이 됩니다. 

- 사고와 행동을 확장하는 학습 방법낮은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입니다. 

- 스포츠를 예로 들면 우리는 보통 스윙하거나 동작을 하는 방식이 한정되어 있는데, 연습을 확장시키려면 낮은 위험도 사고를 해야 합니다. 즉 공이 네트를 넘어가거나 홀에 들어가도 상관없이 공을 치는 방식을 탐색한다는 식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죠.  

- 비즈니스 분야에도 이것이 적용됩니다. NASA처럼 경쟁이 치열한 기업 중 일부는 어릴 때 소위 팅커(Tinker)라고 불렸던 사람을 고용하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 그들은 정해진 레시피를 엄격하게 따르지 않는 방식으로 무언가를 가지고 노는 사람들이었습니다. 

- 위대한 스케이트 보더인 로드니 멀렌은 스캡보드를 사용해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스포츠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일종의 팅커로 유명했는데 보드를 공중으로 뒤집는 방식을 관찰하고 물리학을 연구했으며 그 이해를 놀이를 통해 확장했습니다. 
 


출처: 로드니 멀렌 위키피디아. 그는 현대 프리스타일 스케이팅 계의 대부로 불린다. 


 

- 그는 스케이트에 진지하게 임했지만, 무언가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땜질(tinker)하고 놀고 탐구하면서 이렇게 하면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는 식의 태도 사이에는 일종의 경계가 있습니다. 

- 이러한 사고방식은 놀이라고 부르는 것을 직업이나 스포츠의 더 진지한 노력으로 확장시키는데 강력한 영향을 끼칩니다. 책생 위에서 하는것이든 운동장에서 하는 것이든 상관없이 말이죠.

 


놀이는 신경가소성의 열쇠이다

 

-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뇌를 젊게 유지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계속 배울 수 있나요? 학교에서, 스포츠에서, 관계에서 정서적으로나 인지적으로 계속해서 나아질 수 있을까요?

- 경가소성을 지원하는 두뇌 게임 등이 있겠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제대로 신경가소성을 활용하고 싶다면 신경계가 발달 내내 자연스럽게 사용했던 연습이자 도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놀이입니다. 

- 놀이는 가소성으로 가는 가장 강력한 포털입니다. 놀이로 집중할 때 뇌에서는 여러 다른 화학물질이 배치되어서 실제로 뇌 회로의 재구성을 촉발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실제로 그것이 신경 가소성입니다.  

- 하버드 의대 정신과의사인 존 레이디가 쓴 책 스파크에서는 놀이가 신경가소성 과정에 미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한 신경가소성 발달을 위해 실재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합니다. 매주 같은 하이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산책을 가보는 거죠. 

- 휴버만 실험실 팟케스트 ‘어떻게 더 빨리 배우는가(How to Learn Fast)’편에서도 언급된 매우 밀도있는 집중과 깊은 휴식이라는 두 단계의 과정도 강조합니다. 집중한 다음 쉬는 것은 놀이의 독특한 형식입니다.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놀이는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더 넓은 틀을 구축하는 것이지 특정 무엇인가를 배우는게 아닙니다. 어릴 때 했던 흙먼지 전쟁이 흙덩이를 가장 잘 던지는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 중요한 것은 규칙을 배우고 더 넓은 관행의 토대를 구축한 다음, 그 맥락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놀이로 구축하는 가소성입니다. 

 



참고자료

 

1. 관련논문

 

포유류 뇌에서 사회적 유희를 위한 신경생물학적 기질의 모색

(In search of the neurobiological substrates for social playfulness in mammalian brains)_Neuroscience & Biobehavioral Reviews Volume 35, Issue 9, October 2011, Pages 1821-1830, Stephen M. Siviy a, Jaak Panksepp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49763411000492?via=ihub



 

2. 관련도서

스파크: 운동과 뇌의 혁명적인 새로운 과학, 존 레이디

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 by John J. Ratey MD 

https://www.amazon.com/Spark-Revolutionary-Science-Exercise-Brain/dp/0316113514#detailBullets_feature_div







Curated with 다움 of 변화의월담

변화의월담 홈페이지 / 인스타 


작성자 : 김윤일 / 작성일 : 2023.08.28 / 수정일 : 2023.10.05 / 조회수 : 1250

코멘트를 달아주세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