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만에 읽는 예산 지식 - 예산의 개념, 특징, 기능 편
실무도구 / by 박배민/유랑 / 작성일 : 2023.10.24 / 수정일 : 2023.10.25

(이 글은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발행한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박배민(유랑)'입니다 :) 오늘은 '예산'이라는 두 글자의 핵심적인 부분을 살펴볼 건데요.
크게 개념, 특징, 기능 정도 정리해보려고 해요.



예산이란?

예산은 한 마디로, 한 국가의 수입과 지출에 관한 계획이 담긴 내용이에요.  실제로는 어느 특정한 기간(이 기간을 '회계연도'라고 함) 동안의 국가의 수입과 지출을 예상하여 계산해둔 내용이고, 형식적인 의미에서는 민주주의국가에서 입법부(국회)가 행정부의 재정 활동을 허용하고, 동시에 통제하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의 회의 모습. Ⓒ한국일보

예산의 특징

우리가 흔히 ‘예산'이라고 하면 ‘나라의 예산'을 뜻하기는 하지만, 사실 우리 집의 예산도 있고, 내가 일 하는 회사의 예산도 있을 건데요.  정부 예산은 타 조직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도 한 번 볼까요?

첫 번째 특징, 정부 예산은 공권력이라는 특수한 힘을 이용해 국민들에게 강제로 징수하는 세금을 통해 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정부가 왜 강제로 세금을 징수해야만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는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개별적으로 제공되기 어려운 것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국방이나 치안 같은 경우는 세금을 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서 제공할 수 없으니까요. (나눌 수 없다는 뜻에서 이를 ‘불가분성'이라고 해요.)



​▲ ​세금 징수 공무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38사기동대'


두 번째는, 정부 예산의 정당성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할 때만 나온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사업성(수익>지출)을 따지지 않고 적자(수입<지출)가 나오는 사업도 공익이 보장된다면 유지가 되고 있는 건데요. 
예산의 수입 대부분은 국민들에게서 충당되니 어찌 보면 당연한 말입니다. 그래서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LH에서 벌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이겠지요.


뉴스 '내부 정보 투기' LH 전 직원, 징역 2년 확정..."부동산 모두 몰수" ⒸYTN

세 번째는 정부 제공하는 공공재의 경우, 소비자의 선호도나 유효수요처럼 일반 시장 논리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적정한 지출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데요. 그래서 예산 편성과 지출에 ‘정치적 과정'이 결합됩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항상 ‘예산은 숫자가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이야기를 보셔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예산의 기능

예산의 정부라는 거대 구조물을 움직이는 동력원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기계로 치면 기름, 사람으로 치면 혈액 같은 느낌이죠. 때문에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측면에서, 예산이 우리 사회의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살펴 볼게요.  경제, 정치, 행정 분야로 나눠서 간단히 살펴 보아요.


경제적 기능
예산의 경제적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우선 경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좋지 않거나, 위태로울 때면 정부 지출을 증가하거나, 조세를 감면시켜 총수요*를 증대시키고, 경제가 과도하게 호황 상태라면 반대로 총수요의 감소를 유도해 물가나 고용 지표 등을 안정시킵니다.
* (총수요 = 소비 + 투자 + 정부지출 + 수출 - 수입)


​▲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 전망. Ⓒ한국은행 자료, 연합뉴스 가공


또한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소득을 재분배한다는 아주 중요한 기능도 있죠. 저소득층에게는 세금을 감면시켜주고, 사회복지 예산을 통해 ‘이전지출(transfer payment)’을 함으로써 최대한 사회계층 간의 불균형을 조율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재분배 관련 예산은 우리 생활과 아주 친숙한 것들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노인 연금, 청소년 의무 교육 지원, 장애인 연금 등이 사회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예산들이에요.


​▲ ​복권에 기대는 저소득층‥믿을 건 '운'뿐? (2023.03.09/뉴스투데이/MBC)


정치적 기능
정치인이나 집권자들이 자신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최종 수단으로서 예산을 활용해요.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예산을 ‘정치적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예산은 입법부와 행정부가 상호 작용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행정부는 예산을 토대로 정책을 만들고, 입법부는 행정부가 형성한 정책을 감독하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행정적 기능
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처럼 각 나라의 중앙예산기관은 매년 각 부처에서 요구한 예산을 검토할 권한을 가지고 있어요. 돈은 곧 조직의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예산 검토 권한은 각 부처의 모든 사업계획, 행정계획, 관리방식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인 거예요. 



​▲ ​​비판 칼럼 쓴 연구원에 "예산 내놔라"…압박한 기획재정부 / SBS / #D리포트

타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디에 돈을 쓰는지 안다는 건 그들보다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래서 반농담처럼 나오는 얘기지만,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권력자는 기획재정부라고도 합니다.


나오며

오늘은 ‘예산'이라는 단어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짝 살펴보았는데요.  예산이 겉에서 보기에는 단순히 숫자들의 집합처럼 보이지만, 예산은 사실 우리 생활과 엄청 밀접한 이야기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지 미정이지만, 일단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 : 박배민/유랑 / 작성일 : 2023.10.24 / 수정일 : 2023.10.25 / 조회수 : 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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