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톺아보기
활동사례 / by 로코망고 / 작성일 : 2023.11.10 / 수정일 : 2023.11.13

 

‘서울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도권, 대도시 집중화로 지방 소멸이 현실화 되고 있는 대한민국.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수많은 대책과 정책, 지원이 제시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와 지방소멸을 경험해온 일본도 같은 고민을 해오고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지방소멸을 해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였던 일본의 ‘고향납세제’와 이를 벤치마킹하여 올해 1월 1일에 시행된 대한민국의 ‘고향사랑기부제’를 비교 분석 해보기로 한다.

 

 

1. 일본의 고향납세제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제를 벤치마킹하여 만들어진 제도이다. '후루사토노제'라고도 하며 일본의 니시카와 후쿠이현 지사가 지방의 세수감소 및 지역 간 격차심화에 따라 지방 소멸을 우려하여 2006년 10월 고향기부금공제를 최초 제안하였다. 그 제안 내용을 토대로 2008년 일본 내 제도로 공식화 하였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는 2008년 모금액이 8,140,000,000엔(81억 4천만엔 / 한화 약 713억원)에서 2022년 965,400,000,000엔(9,654억엔 / 한화 약 8조6천억원)으로 14년만에 118배나 상승했다.

 

이렇게 일본의 고향납세제가 성장한 이유는 기부금액의 전액 공제와 다양한 답례품이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답례품이 고가화 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부금액이 답례품 개발에 쓰이는 등 활용도가 떨어지자 답례품의 금액을 제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향납세제를 활용하는 일본 국민은 800만명이 넘는다.(2022년 891만 1천명) 일본의 고향납세제 특징은 다양한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고, 세금으로 특산품을 쇼핑한다는 개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기부금이 아닌 세금으로 규정하여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고향세의 인지도는 93.1%, 받을 수 없는 정부 크라우드펀딩 인지도는 52%로 차이가 난다. 

 

출처 : '기부'로 지역을 살리려면?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위한 고민들

https://www.lifein.news/news/articleView.html?idxno=13749

 

그러면서도 다양한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사업을 선택할 수 있고, 재해 피해 지자체를 답례품 없이 지원도 가능하다.

 
 

2. 고향사랑기부제 설명

고향사랑기부제는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주민세의 10%를 고향에 귀속시켜 FTA(자유무역협정)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보호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되었고, 일본의 ‘고향납세제’를 벤치마킹하여 2021년 10월 19일에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23년 1월 1일에 전국적으로 시행된 제도 이다. 

 

지나친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 소멸을 막고자, 기부자들이 자신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기부를 하고 국가는 세액공제를, 지자체에선은 금액에 따른 답례품을 제공한다. 그리고 지자체는 그렇게 모금된 기부금으로 지역 내 필요한 사회복지 또는 지역발전(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자원봉사 등의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그 밖의 주민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 한정)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모델이다.
 

 




고향사랑 기부제 모델(출처 : 행정안전부)

 

기부 자체가 정치적, 경제적 이익이 아니기에 법인이 아닌 개인만 기부를 할 수 있으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세금을 납부하고 있기에 현거주지를 제외한 지역에만 기부를 할 수 있다.(ex 수원시민은 경기도와 수원시 기부 금지)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었을 때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세액공제에 있었다.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되고 지자체에서는 기부금의 30% 금액까지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기에, 10만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시 10만원 세액공제로 환급 받고, 3만원의 답례품을 받게 된다. 즉 10만원을 기부하면 기부자는 13만원의 가치를 얻게 된다.(10만원 초과분 부터는 16.5% 공제)

 

‘고향사랑기부제 교과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납세자 1,600만명 기준으로 60%인 1,000만명만 10만원을 기부해도 1조원이 기부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1분기 통계에 따르면 평균 기부 금액은 5,300만원으로 변수를 고려해도 최대 3,159억원으로 추정한다. (출처 : 한국지방재정논비 28권 1호, 한국지방세연구원 김홍환, 울산연구원 이경우 연구위원, [부안독립신문 고향사랑기부제, 일본은 어떻게 성공했나 - 4. 일본]지자체가 받는 기부금 규모, 1조가 아니라…714억 원?에서 재인용)

 

 



고향사랑기부금현황


 

일본에서 나왔던 지자체간의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홍보 지양(신문 방송등의 일부 매체를 이용한 홍보만 가능)의 문제가 있어 시민들이 이 정책 자체의 인지도가 낮았고, 일본에 비해 세액공제 한도가 낮았다.(한국 10만원 100% 세액공제 / 일본 28만원~61만원까지) 고향사랑기부제이지만 지자체의 특색 있는 기부사업의 부재로 기부금활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지역은 전체 243개중에 20개에 불과하다. 즉 대다수의 지자체들이 2023년 모금액을 가지고 2024년에 집행하기에 나타나는 초창기의 한계점으로 보인다.

 

(출처 :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현황 및 향후 과제

https://www.bokj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243)

 

지역 특산품 판매와 같이 운영되고 있으나, 온라인 플랫폼에 비해 오프라인으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되어 있고(농협은행 창구) 답례품은 다시 온라인으로 신청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더구나 고향사랑기부제의 목적이 인구가 부족하여 재정자립도가 낮아 소멸의 위기가 있는 지역을 살리기 위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도 기부를 받고(하지만 수도권 내에도 낙후지역이 많다는 반론도 있다.), 정작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기부를 할 수 없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도 다수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일본과 다르게 고향사랑기부제는 공공의 영역에서만 공식적으로 진행가능하며, 민간의 역할이 전혀 없다. 오직 행안부에서 운영하는 플랫폼(또는 농협창구)로만 기부가 가능하고 사업도 지자체에서만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의 고향납세제는 민간의 역할이 크며 지자체가 아닌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에도 기부가 가능하다. 그래서 답례품의 개발과 배송도 비영리 단체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지정기부의 경우 12%운영비를 제외하고 비영리 단체에 지원)

 
 

3. 지역별 대표 고향사랑기부제 사례

 

1) 광주 동구 

광주 동구청은 현재를 통해 2개의 프로젝트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1935년에 세워진 단관 극장인 ‘광주극장’을 살리는 프로젝트, 전국 최초 발달장애 청소년 야구단이지만 6년간의 후원이 종료되어 해체 위기에 놓인 ‘E.T 타이거즈’의 운영을 위한 프로젝트이다. 고향사랑e음과 위기브를 통해 모금을 진행 중에 있으며 ‘E.T 타이거즈’의 경우는 언론보도를 많이 타서 위기브 기준 약 49%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광주극장 프로젝트

https://www.wegive.co.kr/shop/donationProduct/0000000390

 

발달장애청소년 E.T 야구단 프로젝트 링크

https://www.wegive.co.kr/shop/donationProduct/0000000195

 
 

2) 전북 임실 

고향사랑기부제 100일만에 3억원을 달성하여 전국 1등을 할정도로 가능성을 보인 지역이다. 임실 치즈로 유명한 지역 답게 답례품으로 임실치즈가 나가고 있으며 군청 직원이 직접 홍보영상을 출연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00일 만에 '3억원' 임실군의 '고향사랑기부제' 성과

https://www.nocutnews.co.kr/news/6027626

 

 

3) 일본 히로시마현 진세키코겐정 

일본 히로시마현에 위치한 진세키고겐정은 약 8천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49.5%를 차지하는 등 높은 인구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비영리기구인 ‘피스윈즈재팬’이 도살 직전의 유기견의 구조 후 진세키코겐정에서 구조견 훈련 후 재해 현장에 투입하는 사업을 시작하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 오히려 고향세로 이 사업에 기부하는 금액이 증가했다.(약 5억엔) 동시에 이 사업의 일자리로 120여명이 고용되면서 정착하는 청년인구와 관광인구도 동시에 증가했다.
 

 


 

 

“똑 부러지는 2030이 시골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일본 고향세의 기적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6352

 

 

4. 고향사랑기부제 금융상품(농협카드) 

(본 항목은 상품 홍보가 아닌,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소멸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고 이는 상대적으로 농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의 농촌에는 농협이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된 금융상품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농협에서는 카드 이용금액의 0.1%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카드(실물카드에 지원하고자 하는 지역을 새길 수 있다)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보험상품과, 고향사랑기부금 납부자에게 우대금리를 주고, 판매액의 일부가 공익기금으로 적립되는 예적금 상품까지 나왔다. 실제 9월 기준 예금 잔액 1조9796억원, 적금 잔액 342억원을 기록하고, 공익기금 연간 적립한도 10억원을 조기달성 하였다.

 

(출처 : NH농협은행, 예·적금 더해 고향사랑기부제 정착 기여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102017280986606)

 

 

  

5. 국내는 2개, 일본에는 35개의 플랫폼

 

1) 고향사랑e음 

고향사랑e음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기부제 공공 플랫폼이다. 온라인으로 고향사랑기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이트이다. 각 지역별로 지자체 정보, 기금사업소개, 답례품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밖에도 제철식품관이라고 하여 월별로 각 지역의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선택할 수 있다. 

 


 

https://www.ilovegohyang.go.kr/main.html

고향사랑e음 바로가기

 

 

2) WEGIVE(위기브)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기부제 민간 플랫폼이다. 기존 행안부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기부제 플랫폼이 지정기부를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했다. 각 지역의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고, 아동/어르신 등 원하는 대상자나 사업에 지정하기 기부할 수 있다. 
 

 


 

 

https://www.wegive.co.kr/

위기브 바로가기

 

현재, 고향사랑기부제는 행안부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e음’만이 공식 기부 루트이며 ‘거주지 확인을 위한 개인정보 확인 불가’와 ‘민간플랫폼의 수수료 과잉 우려’를 사유로 아직까지는 민간단체 플랫폼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법개정을 통해서 허용하겠다는 소식은 들려오고 있다. (참고로 일본은 민간 플랫폼이 35개나 존재한다.)

 

출처 : 행안부 “민간플랫폼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받으면 위법” 제동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109250.html

 

출처 : [기고] 고향사랑기부제 '산 넘어 산'...행안부, 족쇄 풀라)

 https://www.dtnews24.com/news/articleView.html?idxno=755857

 

그래서 위기브는 각 지자체와 홍보대행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현재는 광주 동구와 협약을 맺고 2개의 프로젝트가 업로드 되어 있으며, 다른 지역은 아직 별도의 프로젝트나 기부를 할 수 없어, 지역 소개와 ‘고향사랑e음’로 넘어가는 링크만 있다는 것이 아쉽다.

 

 

3)일본의 ‘후루사토 초이스’ 

일본의 고향납세제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민간플랫폼으로 약 1,600곳의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 직원의 3분1이 CS전담직원일 정도로 후원자 경험 관리에 철저하며, 홈페이지도 다양한 기부효능감과 신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록 기부 사업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후루사토 초이스

 

고향사랑기부제, 고향의 '색'을 살리다] 7. 일본 고향납세 플랫폼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05576

 

후루사토 초이스 링크

https://www.furusato-tax.jp/

 

 
 

6. 내가 기부 해본 경험

본인은 고향이 광주광역시로 우연히 위기프 플랫폼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발달장애인 청소년 E.T야구단>을 지원하는 모금 캠페인을 알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에 3만원 수준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기에,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기부해보았다.
 

 



기부내역 사진

 

기부 자체는 매우 쉽게 되어 있었다.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한 뒤 답례품을 받을 것인지, 받지 않고 기부할 것인지 선택한다.

 


프로세스1

 

 

답례품을 받는 것을 선택하면 다양한 답례품을 고를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그 지역에서 생산한 공예품, 주류, 디저트부터, 숙박권, 음식, 그림까지 기부금액에 따라 다양한 답례품을 고를 수 있다. 
 

 

프로세스2


 

 

여기서 금액을 더 추가할 수도 있다. 이후 기부하기를 누르면 안내사항(자신 거주 지역구 기부 금지, 최대한도금액)이 나오고, 이후는 쇼핑몰에서 결제를 하듯 주소 입력후 결제를 하면 끝이 난다.


프로세스3




(그리고 실제 리워드로 받은 돼지갈비, 사진 촬영 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이페이지에서 내가 기부했던 내역과 기부금영수증, 정보관리 등을 할 수 있다. (현재 행안부와 광주 동구청 사이에 법 해석 논란이 있으나, 연말정산시 가입자 정보와 위택스 가입주소를 대조하여 검증하는 작업을 거침)


7.  마무리하며
고향사랑기부제는 현재 제도가 시행된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제도이다. 그에 따라 당연히 여기저기서 제도의 불편함과 불협화음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향사랑기부제'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일본의 성공사례와 함께 한국에서 정착이 어려운 현실을 분석한 기사도 함께 나온다. 국민의 성향 차이/서로 다른 법과 정책 등으로 인해 나름의 현지화를 거쳤다고 해도 완벽히 정착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일본에서는 분명한 성공 사례가 나오듯이 한국에서도 제대로 정착되기를 기원한다.






 


작성자 : 로코망고 / 작성일 : 2023.11.10 / 수정일 : 2023.11.13 / 조회수 : 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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