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 지원조직의 뿌리를 찾아서 : 공익활동 지원조직, 언제·어떻게·왜 만들었을까요?
NPO보고서 및 연구자료 / by 김재우 / 작성일 : 2023.12.11 / 수정일 : 2023.12.12

이 글은 글쓴이의 석사학위논문을 일부 발췌·편집하였습니다. 인용 및 배포 시 원문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김재우.(2017). “한국 시민운동단체 중간지원조직 형성과정에 대한 연구-NGO센터를 중심으로” 서울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 시민사회·NGO학과 시민정치·문화전공 학위논문(석사)
 


 사회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하는 ‘공익활동 지원조직’이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이 글이 담겨있는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도 대표적인 공익활동 지원조직 중 하나의 형태지요. (공익활동지원센터 외에도 NGO센터, 시민운동지원센터, NGO지원센터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하는 공익활동 지원조직들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 글을 통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공익활동 지원조직은 무엇일까요?
학술적으로 중간지원조직(Intermediary Support Organization)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결하고 매개하기에 ‘중간’이라는 위치, 그리고 ‘지원’이라는 ‘역할’이 합쳐진 용어이지요. 일반적으로 중간지원조직은 ‘사회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서로 다른 영역, 조직 사이에 위치하여, 연계와 협력을 촉진하고 다양한 차원에서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 등장한 중간지원조직은 대부분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지방정부가 설립하였습니다.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현장의 ‘사이’, 즉 중간에 위치한다는 차원에서 중간지원조직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지원조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중간지원조직도 시민사회의 오랜 활동의 성과이며,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위한 연결자·지원자·생태계 조성자로서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공익활동 지원조직의 역할을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자원지원(재정·기술·시설·인력·활동), 역량강화(인적자원·조직개발· 훈련·컨설팅지원·인재육성 및 연수·상담·컨설팅), 연결(네트워킹·영역 간 연계·후원자 연결·정부 및 기업 교량), 정보제공 및 연구(정보공유·전파·정보수집·조사연구)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지원조직은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1987년 6월항쟁 이후 시민사회는 크게 확장되었고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등장했습니다. 1990년대에 시민단체들은 사회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갖게 되었지만 내부적 문제로 위기감도 높아졌습니다. 재정의 허약함, 인력충원의 어려움, 엘리트주의적 운동방식과 시민참여의 부족, 중앙 집중화 등이 대표적인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시민단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원조직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에 등장한 지원조직으로는 공익재단이 있습니다. 한국여성재단(1999년), 아름다운재단(2000년), 인권재단(2001년), 환경재단(2002년) 등입니다. 


 2000년대 초부터 공익활동 지원조직으로 NGO센터 설립을 위한 준비와 활동이 시작됩니다. 한국에서는 시민사회, 중앙정부, 그리고 지방정부의 협력을 통해서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 일본NGO센터를 탐방하고 한국에도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NGO센터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2001년 창립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연대회의는 NGO센터 설립을 위해 내용적 설계, 정부와 교섭, 지역 센터 설립 추진 등 중추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1) NGO센터 설립 필요성 제기, 정부와 논의 시작(2001년~2004년)
실은 연대회의보다 더 앞서서 NGO센터의 필요성을 느끼고 설립을 추진하려고 했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종로5가에 위치한 기독교연합회관에 당시 30여 개의 시민단체들이 입주해있었는데 임대료가 올라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지금도 많은 단체들에게 사무실 임대료는 큰 부담이지요. 또 회의실과 강당과 같은 큰 공간을 단체별로 보유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에 NGO센터와 같은 공간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출처: 문화일보)


2001년 연대회의는 NGO센터건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지원을 통한 민관협력형으로 설립하는 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시민사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전국 9개 지역 연대회의의 의견수렴 과정도 거쳤습니다. NGO센터 설립 계획안을 만들어서 2003년에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NGO센터 건립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국무총리실과 행정자치부와도 교섭을 시도하였고 2004년 정부 자문기구 보고서에도 NGO센터 설립 필요에 대해서 반영했지만 NGO센터 설립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2) 본격적인 NGO센터 설립을 위한 노력(2005년~2007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연대회의는 전국 4개 지역에 NGO센터, 그리고 센터를 운영할 지역 시민재단 창립을 준비하고 추진하였습니다. NGO센터 설립을 원하는 지역에서 공모를 통해 신청하고, 이 지역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이 매칭펀드로 지원되어 NGO센터와 시민재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연대회의는 대전, 대구, 목포, 부산, 광주 등 5개 도시에서 지역순회 토론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2006년에는 11개 광역시도 순회 간담회와 전국 시민단체 활동가 대상 설문조사 실시, 시민(NGO)센터 관련 조례(안) 마련, 전국 시민운동가대회 토론회 개최, 시민(NGO)센터 설립을 위한 후원의 밤 개최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습니다. 


2006년 활동가 대상 설문조사에 참여한 200명의 활동가들 중 NGO센터 및 지역재단 설립에 대해서 195명이 찬성(97.5%), 지역에 NGO센터를 우선 설립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181명이 찬성(90.5%)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설립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설립하는 관설민영형에 대해서는 42%가 찬성했고 정부 지원 없이 설립하는 민설민영형에 대해서는 53.5%가 찬성했습니다. 시민사회에 대한 정부 지원의 대해서 아마 당시에 치열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참여연대 바로보기 클릭)

 

(3) 중앙정부와 협력을 통한 NGO센터 설립(광주, 부산, 강원, 대전 중구, 천안, 2007년~2009년)
이러한 과정으로 광주, 부산, 대구, 강원, 대전 중구 등 다섯 도시에서 지역재단과 지역시민센터 설립을 추진합니다. 당시 충북의 경우에도 청주시에 NGO센터 설립을 추진하였으나 지자체의 부정적 반응으로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관설민영형으로 추진된 NGO센터는 결국 광주, 부산, 그리고 강원, 대전 중구가 선정되었습니다. 대구의 경우 정부 지원없이 지역 시민사회 차원에서 NGO센터(시민센터) 건립을 추진합니다. 


2007년 5월 지역시민센터 설립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가 기초 준비를 위해 실무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천안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으로 천안시 민간단체 공동협력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되었고, 2008년에 센터가 개소되기도 했습니다.(2014년에 천안NGO센터로 개명, 민간위탁 형태로 변경되어 충남시민재단이 수탁)


부산은 2008년 12월 부산시민재단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준비를 거쳐 2009년 7월 부산시민센터를 개소합니다. 광주의 경우 2009년 7월 광주NGO시민재단을 창립하고 광주NGO센터를 개소하였습니다. 대전 중구는 2008년 풀뿌리사람들 창립총회를 열고 2009년 6월 대전 풀뿌리시민센터를 개소합니다. 강원은 2009년 (사)강원살림 설립 후 2010년 1월 현판식을 갖고 2011년 4월 1일 강릉에 풀뿌리시민활동지원센터를 개소합니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없이 시민센터 설립을 추진한 대구는 2009년 4월 대구시민센터를 개소합니다. 





(4)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한 NGO센터 설립 확산(2010년~2016년)
앞서 중앙정부와 협력을 통해 NGO센터가 설립되었지만 2008년 보수정부의 등장과 곧이어 벌어진 정부-시민사회의 갈등은 NGO센터 설립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지역에 NGO센터를 설립합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북 시민사회는 NGO센터 설립을 제안하였고 당선된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확정됩니다. 2011년 4월 충북시민재단이 창립했고 그 이듬해인 2012년 충북NGO센터 조례가 통과된 뒤 10월 충북NGO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시민사회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높게 이해하고 있는 시민사회 활동가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되어 연대회의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서울NGO센터 설립을 추진합니다. 2013년 5월 서울특별시 시민공익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고 이를 근거로 서울특별시NPO지원센터라는 명칭으로 2014년 10월 NGO센터가 개관했습니다. 다른 기관과는 다르게 NPO지원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했는데요. 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NPO는 이데올로기적 이념이나 종교적 보급을 위한 정파성을 탈피하는 조직이라는 특성을 아울러 가지고 있음”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NGO라는 용어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같은 해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도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  충청권에서는 2015년 대전광역시NGO지원센터, 2016년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부산시민센터와 대구시민센터가 각각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로 조례 제정에 따라 명칭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수많은 지역에서 공익활동 지원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나가며 - 공익활동 지원조직 그 시작
정부와 시장에 대한 감독·감시 기능을 의미하는 Watchdogs,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자 Innovators, 그리고 공공 서비스의 공급자·전달자 Service Provider·Deliverer 역할을 해 온 시민사회는 계속해서 위기를 맞아왔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 NGO센터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공익활동 지원조직은 시민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민사회 스스로 주체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었습니다.


감독과 감시, 혁신운동, 그리고 공공 서비스의 공급자로서 시민사회는 그 역할이 축소되지 않고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선택한 방식이 바로 지원조직을 강구해냈습니다. 2000년 중후반, 5~6개 정도로 시작한 공익활동 지원조직은 그 숫자가 훨씬 늘어났습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설립 근거인 조례의 개정으로 인해 센터가 없어지는 등 부침도 겪고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활동 지원조직은 시민과 시민사회단체가 추진하는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비빌언덕이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주변에는 어떤 공익활동 지원조직이 있나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공익활동에 도움이 될 여러가지 정보나 지원 방안이 담겨있을 수 있습니다. 지원조직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같이 살펴보면 어떨까요? 

 


작성자 : 김재우 / 작성일 : 2023.12.11 / 수정일 : 2023.12.12 / 조회수 :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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